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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갑 라디오

[일요일 - 마음에 한 마디] 김영하, 감성근육을 키워라

by 김핸디 2016. 12. 4.





잘 느끼는 것은 왜 중요할까요? 자기 느낌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의견에 쉽게 흔들리지 않게 됩니다. 평생 음악을 사랑하고 들어온 사람들이 남의 평가만 듣고 콘서트 티켓을 살까요? 저만 해도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살 때 독자 서평이나 리뷰를 전혀 보지 않습니다. 한 작가가 저에게 한 번이라도 깊은 즐거움을 주었다면 그 즐거움만 기억하면 됩니다. 자신만의 느낌의 데이터베이스가 충분한 사람은 타인의 의견에 쉽게 휘둘리지 않습니다. 


- 김영하 <말하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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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입니다.


연말에 실적발표다 뭐다 해서 너무 바쁘게 보내고 있는 와중에 금요일에 연차를 써서 3일간 휴가를 보냈습니다. 시간이 많이 생기니 자연스럽게 서점에 가게됐는데 너무 오랜만에 책을 읽다보니까 저도 모르게 베스트셀러 코너에 서성이고 있더군요. 한참 책을 많이 읽을때는 저만의 리스트가 있었습니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면 언제나 파생되어 그 작가의 다른 책, 혹은 그 책이 다룬 주제의 다른 책으로 시선이 옮겨갔기에 굳이 '추천도서' 등의 리스트에 의존할 필요가 없었죠.


그런데 책을 너무 오랜만에 접하려니까 저도 모르게 '남들의 의견' 이나 '요즘 잘 나가는 책' 등에 신경을 쓰게 되더군요. 베스트셀러들 사이에서 무엇을 사야하는지 헤매노라니 조금 서글픈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팟캐스트를 듣다 김영하의 <말하다>를 추천받지 않았더라면 아마 요즘 유행하는 베스트셀러 책 한권을 힘 없이 사왔을 겁니다. 서점에 서서 책의 일부를 읽었고 읽는 순간 느낌이 꽂혀 바로 책을 구매했습니다. 김영하의 <말하다>는 작가 김영하가 힐링캠프나 TED등에서 전했던 강연과 인터뷰를 모아 만든 책입니다. 전체적으로 내용이 다 좋은데, 그중에서 특히 <감성근육을 키워라>는 힐링캠프 강연이 인상적이더군요.


김영하 작가는 말합니다. '기나긴 저성장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것은 소비의 기쁨이 아니라 좋은 책을 보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들으며 풍요롭게 '느끼는' 데서 찾아오는 감정의 기쁨 뿐이다. 그리고 그것이 개개인의 삶에 뿌리를 내릴때, 더 이상 타인의 기준과 시선에 영향을 받지 않고 나답게, 내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갈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나니 그동안 잃어버리고 살아온 '나의 리스트' 가 떠올랐습니다. 내가 좋아했던 책과, 영화, 그리고 음악들.  내가 뭘 좋아했지? 내가 관심있는 분야는 어디지? 잊고있었던 기억도 나니, 흥분되기도 하고, 때로는 저의 20대가 너무 부러워서 눈물이 나기도 하더군요.


스스로 무언가를 느껴본 적 없는 사람은 평생 남이 좋다고 하는 것만 따라살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요. 지금 읽는 책, 지금 듣는 음악, 주말에 봤던 영화, 이 모든 것들을 여러분들은 어떻게 선택하셨나요? '나의 리스트' 가 아니라 '누군가'의 추천과 리스트를 참고하며 살았다면 그것들을 보고 느낀 내 자신이 온전히 내 자신일 수 있는지 자문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