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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9

김연수, 미래라는 것은 한 순간의 책같은 것이다 오만 원 정도만 있으면 거기에 꽂힌 책들은 다 살 수 있는 거예요. 물론 한 번에 다 살수는 없지만, 원한다면 어떤 책이든 다 살 수 있어요. 지금 당장 내게는 한 권의 책이면 충분하니까요. 제게는 미래라는 것도 그런 의미예요. 당장 바로 앞의 시간이 미래인거죠. 지금부터 30년 까지, 이런 식으로 집합적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집합적인 미래를 대비하자면, 지금 내게는 어마어마한 돈이 필요해요. 그러자면 얼마나 벌어야만 하는지 계산이 나와요. 그래서 당장 읽을 수 있는 한 권의 책을 읽지 않고 일단 돈을 버는거죠. 하지만 저는 그런 집합적인 미래는 없다고 생각해요. 당장 눈앞의 순간, 지금뿐이에요. 지금의 관점에서 보자면, 저는 이 세상의 있는 거의 모든 책을 다 살 수 있는 사람이에요. 어떤 영화도 볼 .. 2014. 6. 4.
김연수, 그리고 여전히 우리에게는 그리고 여전히 우리에게는 꽃잎 앞에서 배워야 할 일들이 남아 있다. - 소설가 김연수 2014. 6. 2.
김연수, <지지않는다는 말> 밑줄긋기 3 1. 내가 가장 좋아하는 조합은 다음과 같다. 눈, 해산물, 운하, 맥주, 친구. 이 중에서 두 개만 동그라미를 칠 수 있어도 대단한 행운인데 그날은 4개까지 가능했다. 새벽까지 눈에 두번 동그라미를 칠 만큼 많은 눈이 내렸고 서울의 교통은 마비됐다. 결국 나는 홍대 앞에서 폭설에 고립되는 행운을 맞은 것이다. 진짜 인생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예측하지 못한 일이 벌어진다면 그게 진짜 인생이다. 물론 그중에서도 뜻하지 않은 폭설이라면 최고의 인생이리라. 2.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없다고 해서 하기 싫은 일을 반드시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 않은가? 오히려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없으니까 하기 싫은 일은 더구나 하지 말아야지. 2013. 12. 16.
김연수, <지지않는다는 말> 밑줄긋기 2 1. 죽기 전에 내가 다시 타이페이를 방문할 수 있을까? 여행지에서는 그런 질문을 자주 던지기 때문에 영혼이 깨어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아마 평상시에도 그런 질문을 반복적으로 던진다면, 누구의 영혼이라도 깨어나리라. 2. 요령은 간단하다. 그냥 믿어버리는 거다. 지금은 호시절이고 모두 영웅호걸 절세가인이며 우리는 꽃보다 아름답게 만나게 됐다. 의심하지 말자. 3. 그때 나는 깨달았다. 추억을 만드는 데는 최소한 두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혼자서 하는 일은 절대로 추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4. 혼자서 고독하게 뭔가를 해내는 일은 멋지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은 결국 우리를 위로할 것이다. 2013.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