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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탐사실/2012 감사노트30

1202 감사노트 0.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동생이 사무실을 방문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 이라 했던가. 21세기에는 댓글만 달아도 인연이 된다. 벌써 두 번째 만남. 동생은 붕어빵을 사들고 사무실로 왔고, 우리는 그것을 나누어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나이가 이 만큼 먹는동안, 생각해보니, 친동생 이외에 '동생' 의 고민을 들어준 적은 별로 없었던것 같다. 동생의 고민은 진지했고, 쉽게 답이 나오는 문제는 아니었지만, 해답을 내준다기보다는 여러 생각의 물꼬를 터 준다는 느낌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나나 그 아이나, 어쩜 두번째 보는 사람인데 그렇게 길게 끊이지않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건지. 대화상대로 '야' 하면 '호' 하는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이 친구와의 만남은 그랬다. 2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눈 뒤에는.. 2012. 12. 3.
1201 감사노트, 우리를 만났잖아 0. 금요일밤은 비즈니스 영어 수업의 쫑파티가 있었다. 으이구, 재밌는 사람들! 밤을 꼬박새며 이야기의 꽃을 피우던 시간. 몸은 힘들지만 웃음이 끊이지않던 11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1. 토요일에는 작년 취업스터디를 함께 했던 멤버들과 송년회를 가졌다. 당시 시사주제를 가지고 토론하던 것과 모의면접을 봤던 얘기를 나누다가, "난 취업스터디 괜히 했어. 그렇게 아등바등 살 필요 없었는데." 라고 농을 건넸다. 현재로서는 취업한 몸이 아니니 그 때 취업스터디를 할 필요가 없었다는 얘기를 한 것이다. 그런데 그 때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말을 건네왔다. "그래도 우리를 만났잖아." 그래, 맞아. 너희를 만났지. 취업보다 훨씬 소중한 너희를. 순간은 웃고 말았는데 하루가 지나고보니 그 말이 참 찡하게 와 닿는다... 2012. 12. 2.
1129, 한비야 예찬 0. 전작주의, 라는 말이 있다. 한 마디로 한 작가의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며 그 작가의 사상과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올해는 꽤 여러번 그런식으로 책을 읽었다.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 정신과 의사 정혜신, 심리학자 엘렌 랭어... 그리고 지난주부터 한비야의 책을 펼쳐들었다. 1. 간단히 말하자면, 한비야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여자다. 읽을 때마다 미소가 번지고, 가슴이 따뜻해진다. 이렇게 멋진 사람을 평생 못 만나고 죽을수도 있었는데, 책을 통해서나마 가까이 느낄 수 있다는것이 얼마나 기쁜일인지 모르겠다. 이사람과 같은 하늘 아래 살고있다는것만으로도 힘이 날 정도다. 그녀는 참 건강하다. 글을 읽을때마다 활자 너머로 통통 뛰고 있을 그녀의 심장이 느껴질 정도다. 2. 한비야 덕분에 앉은 자리에.. 2012. 11. 29.
믿음에 관한 영화, <가디언즈> * 1128 감사노트는 영화평으로 갈음한다. 어제, 가디언즈 3D 시사회에 다녀왔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포스터 꼬라지(특히 한국판 포스터)가 별로 내키지 않아서 콧방귀를 뀌고 있었는데...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3D 안경 너머로 뜨거운 눈물을 여러번 훔쳐야만 했다. 가디언즈는 말 그대로 지구의 아이들을 지키는 다섯명의 지킴이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산타클로스, 부활절 토끼, 이빨 요정, 샌디맨 그리고, 잭 프로스트. 영화가 흥미로웠던 지점은 이들의 존재가 '아이들의 믿음' 으로 유지된다는 것이었다. 즉, 이들이 있다고 믿으면 존재하고, 있다고 믿지 않으면 이들은 조금씩 소멸한다. 요정이나 수호신들이 있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 믿음이 요정과 수호신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사르트르.. 2012.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