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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탐사실/2012 감사노트

믿음에 관한 영화, <가디언즈>

by 김핸디 2012. 11. 29.




* 1128 감사노트는 <가디언즈> 영화평으로 갈음한다. 


어제, 가디언즈 3D 시사회에 다녀왔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포스터 꼬라지(특히 한국판 포스터)가 별로 내키지 않아서 콧방귀를 뀌고 있었는데...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3D 안경 너머로 뜨거운 눈물을 여러번 훔쳐야만 했다. 가디언즈는 말 그대로 지구의 아이들을 지키는 다섯명의 지킴이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산타클로스, 부활절 토끼, 이빨 요정, 샌디맨 그리고, 잭 프로스트.


영화가 흥미로웠던 지점은 이들의 존재가 '아이들의 믿음' 으로 유지된다는 것이었다. 즉, 이들이 있다고 믿으면 존재하고, 있다고 믿지 않으면 이들은 조금씩 소멸한다. 요정이나 수호신들이 있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 믿음이 요정과 수호신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사르트르 식으로 말하자면 '믿음은 존재에 앞선다'. 그리고 그렇기에 '믿는 아이들에겐' 요정과 수호신이 함께한다.


믿음은 존재에 앞선다. 난 이 부분이 무척 찡하게 다가왔다. 세상에 안 보이는 모든 가치들은 다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랑, 자유, 기적, 평화, 행복. 희망... 그것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찾아오지만,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찾아오지 않는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단지 '그것이 있다고 믿는 것' 에 불과한데도, 그 쉬운 믿음마저도 저버리며 두려움과 좌절속에서 사는 것이다.


극 중 산타클로스는 이렇게 말한다. '네가 착한 아이이든, 나쁜 아이이든 우리를 믿는 아이들은 우리가 지켜준다' 라고. 어렸을 때 꿈 꿨던 친절하고 따뜻한 미소들을 잃고 우리는 공포와 불안, 좌절과 낙담속에 산다. 하지만 희망과 행복, 사랑과 기적이 사라진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믿지 않을' 뿐. 마음속을 한 번 들여다보자. 간절히 바라고 있는지, 나타날거라고 기대하고 있는지. 멍청한 일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하지만 믿는 사람들은 결국엔 볼 것이다. 기적을, 사랑을, 우정을 그리고 또 행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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