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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실234

365일의 의미 소장입니다. 2014년 다이어리를 샀습니다. 사자마자 늘 그렇듯, monthly칸에 가서 주변 사람들의 생일을 체크해 표시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던 하얀 달력들이 누군가의 생일로 채워지자 순간 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허허 벌판에 꽃들이 하나씩 피듯, 그렇게 형형색색으로 누군가의 생일을 표시하노라니 '축하해 줄 누군가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월, 2월, 3월... 작년과 똑같고, 내년과 똑같을 365일. 그럼에도 작년이 다르고, 올해가 다르고, 또 내년이 다를것은, 이 빈 공간을 함께 채워갈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3월 1일, 7월 18일, 9월 12일... 내년이 두렵지 않은건, 나이 먹는게 그리 나쁘지 않은 건, 누군가와 만들어 갈, 이 다가올 시간들이 기대되기 때문.. 2013. 11. 29.
사람 때문에, 사람 덕분에 소장입니다. 살다보면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일이 많지요. 저도 겪어봤지만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만큼 큰 게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또 사람 덕분에 웃고, 사람 덕분에 살맛 나는게 세상살이가 아닐런지요. 오늘 동생이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귀가했습니다. 씩씩 거리며 밥을 먹길래, 언니랍시고 제가 토닥여주긴 했는데 쉽게 우울한 감정이 풀리는 것 같지는 않더군요. 그런데 동생이 전화를 받고 잠깐 나갔다 오더니 무척 기분이 좋아져서 돌어왔습니다. 손에는 아이스크림이 하나 들려져 있었는데, 듣자하니 남자친구가 주고 간 것이라고 하더군요.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그 아이스크림을 퍼먹으면서 얼마나 그 남자친구를 칭찬했는지 모릅니다. 물론 아이스크림도 아이스크림이었지만... 그 마음이 정말 예쁘더라고요.. 2013. 11. 25.
세상의 빛 소장입니다. 오늘 스웨덴 영화제에 다녀왔습니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에 관객과의 대화가 있었는데, 사회자는 게스트로 참석한 스웨덴 대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더군요.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대사님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질문을 들은 스웨덴 대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기억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조금 겸손하게 표현해 본다면, 스웨덴과 한국이 가까워지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사실, 그의 말이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외교관으로서 자국과 대한민국이 가까워지는데 기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요. 그러나 왠지 그의 표현 중 '조금이나마' 라는 부분이 뭉클하게 다가왔습니다. 물론, 그의 말대로 이건 겸손한 표현에 .. 2013. 11. 23.
우리의 자리 지금 네 곁에 있는 사람. 네가 자주 가는 곳. 네가 읽는 책들이 너를 말해준다. - 괴테 소장입니다. 저는, 그간 밤샘과 철야의 보답으로 3 일 휴가를 받았습니다. 덕분에 꿀맛같은 월,화,수를 보냈죠. 오늘 친구를 만났는데 친구가 저 문구를 언급하더군요. 문득, 제 3 일을 돌아보았습니다. 월요일에는 친구와 맥주를 마시고, 화요일에는 아는 언니와 가을여행을 다녀오고, 수요일인 오늘은 친구와 뷔페식당을 찾았더군요.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갔고, 어떤 책을 읽었었는지. 이 세 가지를 돌아보며 우리의 자리를 가늠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만나는 사람, 자주가는 곳, 읽고있는 책. 그 세 가지가 지금의 우리를 나타내주는 지표입니다. 이 주가 가기전에, 이 달이 가기전에, 올 .. 2013.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