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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갑 연구소1055

엄기호, <우리가 잘못산게 아니었어> 밑줄긋기 1. 무료급식소 같은 노숙자들을 위한 다른 공간에서는 시간에 맞춰 식사를 배급한다. 그리고 노숙자들은 식판을 받아들고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밥을 먹는다. 민들레 국수집은 시간제로 '배급'을 하지 않는다. 이곳은 식당이 문을 연 시간에는 언제든지 누구나 찾아와 식탁에 앉아 밥을 먹는다. 밥을 먹고 허기를 달래는 욕구만을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국수집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근거를 두는 것은 사생활과 사적소유가 아니라 '환대' 다. 2. 민들레 국수집의 환대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환대와 다른 점은 거기에 조건이 붙지 않는다는 점이다. 3. 동료란 대체가 가능하지 않은 두 사람이 만나는 과정이다. 4. 남과 더불어 기뻐하는 것, 이것은 에로티시즘이.. 2013. 12. 16.
톨스토이, 당신이 알아야 하는 것 그리 중요치 않은 평범한 것을 많이 알기보다는 참으로 좋고 필요한 것을 조금 아는 것이 더 낫다. - 톨스토이 소장입니다. 가끔은 포털사이트 때문에 화가 납니다. 내가 별로 알고싶지도 않은 것들을 굳이 꾸역꾸역 알려주는, 그 친절함이 몹시도 불쾌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Should' 혹은 'Must'라도 되는냥, 끊임없이 밀려들어오는 '불필요한' 정보들. 그래서 인터넷을 생활의 일부로서 이용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외면하고 싶어도 결국엔 연예인이나 가십거리에 노출되고 맙니다. 궁여지책으로 구글로 시작화면을 바꾸고 왠만하면 검색도 구글로 이용하려고 하는데도, 이제는 구글 마저... 'HOT 토픽' 이라는 검색어순위로 눈을 어지럽히더군요. 오늘은 도서관에 들려 '협동조합' 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었습니다. 유.. 2013. 12. 16.
김연수, <지지않는다는 말> 밑줄긋기 3 1. 내가 가장 좋아하는 조합은 다음과 같다. 눈, 해산물, 운하, 맥주, 친구. 이 중에서 두 개만 동그라미를 칠 수 있어도 대단한 행운인데 그날은 4개까지 가능했다. 새벽까지 눈에 두번 동그라미를 칠 만큼 많은 눈이 내렸고 서울의 교통은 마비됐다. 결국 나는 홍대 앞에서 폭설에 고립되는 행운을 맞은 것이다. 진짜 인생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예측하지 못한 일이 벌어진다면 그게 진짜 인생이다. 물론 그중에서도 뜻하지 않은 폭설이라면 최고의 인생이리라. 2.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없다고 해서 하기 싫은 일을 반드시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 않은가? 오히려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없으니까 하기 싫은 일은 더구나 하지 말아야지. 2013. 12. 16.
김연수, <지지않는다는 말> 밑줄긋기 2 1. 죽기 전에 내가 다시 타이페이를 방문할 수 있을까? 여행지에서는 그런 질문을 자주 던지기 때문에 영혼이 깨어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아마 평상시에도 그런 질문을 반복적으로 던진다면, 누구의 영혼이라도 깨어나리라. 2. 요령은 간단하다. 그냥 믿어버리는 거다. 지금은 호시절이고 모두 영웅호걸 절세가인이며 우리는 꽃보다 아름답게 만나게 됐다. 의심하지 말자. 3. 그때 나는 깨달았다. 추억을 만드는 데는 최소한 두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혼자서 하는 일은 절대로 추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4. 혼자서 고독하게 뭔가를 해내는 일은 멋지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은 결국 우리를 위로할 것이다. 2013.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