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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실

엄기호, <우리가 잘못산게 아니었어> 밑줄긋기

by 김핸디 2013. 12. 16.


1. 무료급식소 같은 노숙자들을 위한 다른 공간에서는 시간에 맞춰 식사를 배급한다. 그리고 노숙자들은 식판을 받아들고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밥을 먹는다. 민들레 국수집은 시간제로 '배급'을 하지 않는다. 이곳은 식당이 문을 연 시간에는 언제든지 누구나 찾아와 식탁에 앉아 밥을 먹는다. 밥을 먹고 허기를 달래는 욕구만을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국수집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근거를 두는 것은 사생활과 사적소유가 아니라 '환대' 다.


2. 민들레 국수집의 환대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환대와 다른 점은 거기에 조건이 붙지 않는다는 점이다.


3. 동료란 대체가 가능하지 않은 두 사람이 만나는 과정이다.


4. 남과 더불어 기뻐하는 것, 이것은 에로티시즘이다. 에로티시즘은 남을 기쁘게 하려는 마음이다.


5. 의미가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하기 때문에 의미가 생긴다.


6. 평등하게 우정을 나누는 관계, 이것을 우리는 동료라고 부른다. '혼자이면 외롭고 같이 하면 괴로운' 딜레마를 벗어나기 위해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 바로 동료를 구할 용기, 에로티시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