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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탐사실/2013 내 인생을 바꾼 100가지16

#3. 생애 처음으로 느꼈던 인생의 한계, 상모돌리기 @인사동에서 만난 농악공연 인생의 벽. 내가 상모를 처음 접하고 느낀 기분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농악반에 들어가서 소고를 배웠다. 꽹과리나 장구와 달리, 소고는 쉬워보였고 실제로도 (상대적으로) 무척 쉬웠다. 그러나 이 모든것이 상모를 돌리기 전까지의 일이었다. 여름날이었던가. 어느 날 옥상에 집합해서 상모 돌리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아... 놔! 보기에는 그닥 어려워보이지 않았는데, 머리를 아무리 휘저어도 상모꼬리는 돌아가지 않았다. 상모는 머리로 돌리는게 아니라 무릎굽힘의 반동으로 돌리는 것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상모를 돌리기위해 하루에도 수십 번 무릎반동을 위한 연습을 해야했다.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셋, 넷. 시간이 지나자 친구들은 제법 상모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 2013. 3. 17.
#2. 국어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 준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읽을때마다 감동을 주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하지만 그 어려운 길을 걷는 소설이 있으니, 바로 이효석의 이다. 대개 유명한 소설들은 그 첫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가령,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서로 다르게 불행하다' 라는 의 첫 문장이나 '재산깨나 있는 독신남은 아내가 꼭 필요할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는 보편적인 진리이다' 라던 의 첫 문장이 그렇다. 하지만 을 생각하면 언제나 마지막 문장이 먼저 떠오른다.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달이 어지간히 기울어졌다' 달이, 어지간히, 기울어졌다. 이 문장에는 음절 마다 허생원과, 동이와, 성서방네 처녀의 삶이 들어가 있다. 장터의 분위기, 달밤의 고요함, 허생원의 복잡미묘한 심정 역시 상상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달이 어지간히.. 2013. 3. 11.
#1. 영화감독을 꿈꾸게 한 영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이 있다. 박찬욱은 히치콕의 을 보고 영화감독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조원희는 였다고 한다. 나도, 학창시절 내내 장래희망에 '영화감독' 이라고 썼던 나도, 그런 영화가 있었다. 내게는 그 영화가 임창정, 고소영 주연의 한국영화 이었다. 대한극장 이었을거다. 아마도. 서울극장이었나. 여튼, 시사회였던 덕에 서울에서 굉장히 큰 스크린으로 만난 첫번째 영화였다. 동네 상영관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 어마어마하게 큰 스크린에서 영화의 주제곡인 early in the morning이 흘러나오는 엔딩의 순간, 나는 다짐했다. 영화를 만들어보겠노라고. 10대 소녀가 겪을 수 있는 평생의 가장 큰 감동과 환희, 그리고 희열을 나는 그 때 극장에서 느꼈다. 아직도 영화를 떠올리면 나의 첫 느낌은 그.. 2013. 3. 11.
내 인생을 바꾼 100가지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건 백 가지도 넘는다. 지난주에 읽었던 소설 에 나오는 말입니다. 이 문구가 얼마나 좋던지. 하루, 이틀, 나흘 째 이 말을 곱씹어 보고 있습니다. 음, 그래서 오늘부터 100가지를 한 번 더듬어 보려고요. 봄을 맞아 제가 새로 기획하는 연재(?)가 될 것 같습니다. 히히. 여러분도 인생을 바꾼, 바꿀 100가지가 있으시겠지요. 이 봄, 내게 던져진 작은 파장들... 하나하나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습니다. 2013. 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