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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42

강신주, 아무거나를 경계하세요 식당에서 아무거나 시키지 마세요. 엠비씨에 ‘아무거나’ 라는 자판기가 있어요. 눌러봤죠. 진짜 아무거나 나오더라고요. ‘포카리 스웨트’가 없네 하고 서러워야 하는데, ‘아무거나’를 눌러요. 이게 지금 우리의 모습이에요. 그러면 안 돼요. 김수영은 그걸 온몸으로 느낀거죠. 이 고도가 독재도 되고 폭력도 될 수 있으니 인문학자인 사뮈엘 베케트가 정하지 못한 겁니다. 고도를. 아무거나는 아니에요. 대충 살지 마세요. 무언가를 기다리세요. 이해되죠? 난초를 기다리듯이. 저희 어머니께서 난을 기르시는데, 꽃이 폈다고 저에게 전화하던 그 목소리를 아직도 잊지 못해요. 어머니께서는 아버지를 별로 기다리지 않으셨어요. 충족을 못 시켜주시니까. 여기서 제일 문제가 멍 때리는 사람이에요. 뭐든지 아무거나예요. 여기서 나가.. 2012. 5. 23.
강신주, 사람을 살리는 관심 자살하러 옥상에 올라가는 사람 있죠? 그 사람은 수만 가지 생각을 할 겁니다. 그 사람에게 누군가가 “저 아저씨 이 짐 좀 들어 주실래요?” 라고 묻는다면 자살을 막을 수 있습니다. 무관심 때문에 자살하는 겁니다. 어쩌면 자살이라는 건 마지막 외침 같은 것입니다. “나 있었다” 라는 마지막 외침이라서 절망스럽습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죽을 수 없습니다. ‘저 사람을 내가 업고 가야 되는데’ 하는 생각이 있으면 죽을 수 없습니다. 자식이 자살 안 하게 하는 방법이 뭔지 아세요? “야, 짐 좀 들어 줘라. 엄마 힘들어 죽겠다.” 이러면 자살하려다가도 짐 들어 줘야 되기 때문에 못 죽습니다. 누군가에게 내가 필요하다는 느낌처럼 강한 건 없습니다. 누구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 자기 .. 2012.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