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아무거나 시키지 마세요. 엠비씨에 ‘아무거나’ 라는 자판기가 있어요. 눌러봤죠. 진짜 아무거나 나오더라고요. ‘포카리 스웨트’가 없네 하고 서러워야 하는데, ‘아무거나’를 눌러요. 이게 지금 우리의 모습이에요. 그러면 안 돼요. 김수영은 그걸 온몸으로 느낀거죠. 이 고도가 독재도 되고 폭력도 될 수 있으니 인문학자인 사뮈엘 베케트가 정하지 못한 겁니다. 고도를. 아무거나는 아니에요. 대충 살지 마세요. 무언가를 기다리세요. 이해되죠? 난초를 기다리듯이. 저희 어머니께서 난을 기르시는데, 꽃이 폈다고 저에게 전화하던 그 목소리를 아직도 잊지 못해요. 어머니께서는 아버지를 별로 기다리지 않으셨어요. 충족을 못 시켜주시니까. 여기서 제일 문제가 멍 때리는 사람이에요. 뭐든지 아무거나예요. 여기서 나가시면서 변해야 돼요.
강신주, <청년 인생 공부> 中
강신주는 <고도를 기다리며> 를 언급하며, 기다림이 주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기다리는데 그것이 오지 않으면 서운합니다. 섭섭한거지요. 그래서, 기다리지 않으면 상처입을 일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무언가를 기다립니다. 95%의 서운함을 느끼면서 5%의 행복감을 기대하는것이지요. 내가 간절히 원하고 바라던것들이 내 곁에 올때 느낄 수 있는 그 희열, 기쁨, 감사, 또 환희를 떠올리면서.
여러분은 지금 무엇을 기다리고 계신가요. '어디를 가도 좋다, 누구와 함께해도 좋다, 무슨일을 하고 살아도 좋다' 이렇게 살지 마십시오. 가고싶은 곳, 함께 하고 싶은 사람, 하고싶은 일. 마음속에 꼭꼭 품고 그것을 이루기위해 노력하며 사십시다. 쉽지 않겠지요. 기다리는것들은 쉬이 오지 않을 것이고, 어쩌면 365일 내내 마냥 섭섭해 울 수도 있을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리며 삽시다. 아무거나, 를 외치며 심드렁하게 살지 말고, 마음 속 간절한 소망과 기대를 품으면서. 기다리지 않으면 행복도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죽기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장소, 내 가슴을 뛰게 하는 무언가.... 삶은, 우리의 삶은, 그 무엇인가를 기다릴 때 그제서야 그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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