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철 : 너 20 년전에 약속장소에 왜 안나왔냐?
선희 : ... 시험에 떨어졌거든. 대학에 합격하면 만나기로 했잖아.
동철 : 야! 내가 널 얼마나 기다렸는데... 그게 말이 되냐.
선희 : 그때는, 그게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사건이었거든?
지금이야 니 말대로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까짓거... 대학 좀 떨어지면 어떠냐.
-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中
오늘 밖에 나가면서 무늬가 있는 양말을 짝짝이로 신고 나갔어요. 남들 눈에는 잘 띄지 않겠지만, 혼자 신경이 엄청 쓰이더라구요. 한쪽은 노란색이고 한쪽은 보라색으로 색깔이 달라도 너무 달랐거든요. 지하철을 탈 때도 남들이 볼까싶고, 괜히 걸음도 어색하게 걷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뭐 어때, 짝짝이면 안되나?'
그리고 그 순간, 마법처럼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사실 짝짝이 양말이 안 될 이유는 없잖아요. 겨우 양말일 뿐인데. 제가 좋아하는 김어준이 그러더라구요. 강연에 가서 말이 제대로 안 나올때가 있는데 그럴때마다 '이것 좀 잘 안되면 뭐 어때, 실수할 수도 있는거지' 라고 생각한다구요. 맞는 말 같아요. 뭐 어때요, 좀 실수할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는거죠.
지금 속상하고 마음 아픈 거, 넓게 보면 분명히 아무것도 아닐겁니다. 우리를 괴롭히는 일들은 아마도 계속 일어날거에요. 하지만, 그 때마다 이렇게 되뇌어보세요. '뭐 어때 그럴 수도 있지' 라고. 작은 말 한마디지만, 나를 조금은 더 대담한 사람으로, 그리고 건강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마법의 주문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