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수 : 내 인생 어언 36년, 별의 별 일을 다 겪었지만 노숙은 첨일세.
희경 : 경험은 풍부할수록 좋은거야. 늙어서 할 얘기가 많아지잖아
- 드라마 <얼렁뚱땅 흥신소> 中
잘 늙는다는 건 자기 이야기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 <일인자 유재석> 中
노숙, 해보셨나요? 전 해봤어요. 혈기왕성하던 시절 시위를 하러 갔었는데 그 시위의 컨셉이 밤 새서 하는 거였거든요. 광화문 대로에서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도 하고 구호도 외치고, 너무 추우면 근처 ATM기 가서 몸 좀 녹이고... 노숙의 기본 의미와는 거리가 먼 노숙이지만, 그래도 길거리에서 하룻밤을 버티는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추억으로 남아있어요.
그걸 잘했다 못했다 하는게 아니라... 그런 경험이 있다는거 자체가 저에겐 소중한 자산인 것 같아요. 내가 화난다는것을 드러낼 수 있었다는 거, 사람들과 밤새 서로의 마음이 향하는 방향을 확인했었다는 거, 크게 바뀐건 없었지만 '밞으면 꿈틀한다' 라는걸 보여줄 수 있었다는게요. 그리고 그런 경험을 해봤기때문에 시위하는 사람들을 '과격분자' 등으로 색안경을 쓰지 않고 볼 수 있게 됐어요. 저 사람도 뭔가 화가났구나. 그래서 저런식으로 의사표현을 하고있는거구나. 이해의 폭이 넓어진거죠.
경험은 크든 작든, 소중한 것 같아요. 특히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경험 말이에요. 올해, 작년과 비교해서 새로운 경험 하나 없지는 않으신가요? 올해가 가기전에 새로운것을 시도해보세요. 하다못해 주말동안 걷기여행이라도 할 수 있잖아요. 저는 올해가 가기전에 작은 산 하나라도 정상에 올라가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돈을 적게 가진게 아니라, 이야기를 가지지 못한걸 아쉬워해야하지 않을까요. 그게 진짜, 내 인생의 자산일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