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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갑 연구소1055

이사카 고타로, '준비하라, 언제나, 어디에서나.' 준비하지 않으면 기적도 안 일어나. - 이사카 고타로, 中 2013. 12. 5.
365일의 의미 소장입니다. 2014년 다이어리를 샀습니다. 사자마자 늘 그렇듯, monthly칸에 가서 주변 사람들의 생일을 체크해 표시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던 하얀 달력들이 누군가의 생일로 채워지자 순간 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허허 벌판에 꽃들이 하나씩 피듯, 그렇게 형형색색으로 누군가의 생일을 표시하노라니 '축하해 줄 누군가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월, 2월, 3월... 작년과 똑같고, 내년과 똑같을 365일. 그럼에도 작년이 다르고, 올해가 다르고, 또 내년이 다를것은, 이 빈 공간을 함께 채워갈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3월 1일, 7월 18일, 9월 12일... 내년이 두렵지 않은건, 나이 먹는게 그리 나쁘지 않은 건, 누군가와 만들어 갈, 이 다가올 시간들이 기대되기 때문.. 2013. 11. 29.
#14.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영화 <공동경비구역JSA> 롤랑 바르트의 '푼크툼' 이라는 개념을 이보다 더 잘 드러내는 영화가 있을까. 영화 에서 병장 이수혁은 북한의 군사 오경필과 친분을 유지한다. 매일 밤, 돌멩이에 꽁꽁싸매 들려보내는 편지 한 통. "형이라고 불러도 되죠? 난 형이 있는게 소원이거든요." 라던 이수혁 병장과, "광석인 왜 이렇게 일찍 죽었대니? 우리 광석이를 위해서 건배 한 번 하자." 라던 오경필 중사. 그들과의 추억을 모두 공유하는 관객으로서는, 영화의 엔딩장면으로 쓰인 이 한장의 사진에 목이 메어오고야 마는것이다. 푼크툼. 나를 아프게 찌르는 그 무엇. 인생은 언제나 그렇게, '모두의' 것이 아니라 '나만의' 것으로 완성되는 게 아닐까. 나에게는 '그 무엇' 이 존재하고 있을지, 내 인생에는, 얼마나 많은 푼크툼의 순간들이 있을지, .. 2013. 11. 28.
#13. 말들이 말을 거는 순간들, 단편소설 <그 남자의 책 198쪽> 때로 어떤 이름은 그 자체로 강력한 유대감을 낳는다. 대학교 3학년때였나, 스터디를 통해 알게 된 선배와 지하철을 같이 탄 적이 있었다. '알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그 기간은 무척이나 짧은 것이었고, 그래서 내심 서로 어색한 기운을 감출수는 없었다. 게다가, 나로서는, 어찌됐든 선배가 아닌가. 그러나, 어색할거라는 예상은 기우에 불과했다. 우리는 의외로 쉴 새 없이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것은 선배가 달변이라거나 내가 수다쟁이었기 때문은 아니었다. 이유는 단 하나, 선배의 입에서 튀어나온 '윤성희' 라는 이름 석 자 때문이었다. '어? 윤성희를 아세요? 저도 그 작가 작품 좋아하는데.' 마침, 나로서는 윤성희의 단편집을 읽은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라 그 반가움은 더했다. 그렇게 우리는 친해졌다... 2013. 1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