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 중, 고등학교를 다닐 때 항상 사람들을 웃겼어요. 그러다 보니 당연히 오락부장을 하게 됐어요. 초, 중, 고등학교 내내 저는 오락부장을 했거든요. 그런데 그때는 무척 부끄러웠어요. 반장이나 회장이 최고 아니에요? 저는 오락부장이기 때문에 부끄러웠던거죠. 왜 그 당시에는 자부심을 못 느꼈는지 모르겠어요.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모든 가치를 반장에 뒀기 때문이겠지요.
- 박중훈
와, 이렇게 공감될 때가...
제가 사실 학교 다닐 때 오락부장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학교에서 모르는 애들이 없을 정도로 떠들썩한 스타일이었요. 체육대회, 장기자랑, 축제... 뭐 빠지는데가 없었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제가 고등학교 때 자존감이 굉장히 낮았어요. 왜 그런가 생각해봤더니, 그 때는 저의 그런 장점들... 즉, 이야기 재밌게 하고 무대 나가서 군중 이끌고 이랬던게 전혀 인정을 못받았던 거에요. 고등학교 때는 공부잘하는애가 최고였으니까. 성적이 최고의 가치였으니까.
그걸 최근에 스터디에서 자존감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깨닫게 됐는데, 박중훈씨의 말을 들으니까 '아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도 학교에서 떠들썩하고 오락부장이라고 여겨지는 친구들이, 사실은 굉장히 낮은 자존감에 시달리고 있을 수도 있겠구나, 뭐 그런 생각이 들고요.
사람은 각자가 다양한 재능을 가졌죠. 그런데 이 놈의 나라는 오직 성적이라는 잣대로만 학생들을 평가하려 듭니다. 그러니까 다른 어떤것을 잘하더래도, 1등이 아닌 학생은 주눅들 수 밖에 없는 구조인거죠. 문득, 옛날 생각이 듭니다. 그 때 참 겉으로는 웃고있었지만 속은 썩어가는거 같았었는데... 제 안의 어린아이를 토닥여주고 싶은 밤이네요. 괜찮아. 있는 그대로 괜찮아. 사람들을 재밌게 해주고, 분위기를 띄우는 장점을 가졌던 것 뿐이야.
'소장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 가지만 지키자 (2) | 2013.03.07 |
---|---|
누구에게나 로망은 있다 (6) | 2013.03.07 |
팬심에 대하여 2, 간절함이 만들어내는 기적 (0) | 2013.03.06 |
팬심에 대하여 (with 마이클잭슨 beat it 플래시몹 영상) (0) | 2013.03.06 |
3樂으로 돌아보는 김소장의 2월 정산 (2) | 2013.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