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입니다.
바쁘게 살다보니 2월 정산을 미처 하지 못하고 지나갔네요. 해야한다는 강요는 없지만, 하기로 했으니... 이번에도 정산을 해볼까합니다. 이번 정산은 3樂을 테마로 잡고 해볼까 해요. 몇주 전에 논어를 조금 들여다봤는데 거기보니 '~하니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 라는 구절의 군자삼락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한 번 생각해봤습니다.
첫째, 배우고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으헝헝. 처음이니까 표절(?)로 시작하겠습니다. 사실, 저는 제가 그렇게 공부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요즘의 저는 정말이지 배우는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역시나 관심과 흥미가 유발된 덕이겠죠. 특히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그것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정말 즐겁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죠.
자살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 될 수 없는가
현실에서 실패하는 것이 진보의 운명이라면 진보의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가
생각이란 무엇인가
도덕적 인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물론, 답을 명확히 구할 수 없는 문제이긴 하죠. 그렇지만 이 '쓸데없는 질문' 들이 그냥 재밌습니다. 멘탈갑 스터디나 현대사 스터디, 친구와의 대화에서 끊임없이 토론을 이어가는 거죠. 정답이 없으니까 더 재밌고, 자꾸 공부하게 되고, 그러는 것 같아요. 덕분에 이번 달에도 26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책은 배병삼씨의 <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 와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였어요. 물론, 읽었던 대부분의 책들이 좋았지만요. 읽고, 생각하고, 쓰고! 3월에도 계속 질문들을 던지고 그것을 찾아가는 학습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벌써부터 읽고싶은 책들이 아주아주 많아요 :)
2월에 읽은 책_
둘째, 듣고 감동하니 즐겁지 아니한가.
이번 달에 친구 덕으로 2 편의 뮤지컬을 보게 되었어요. 사실 뮤지컬은 좀 비싸서... 지금의 저같은 가난뱅이한테는 언감생심이긴 한데, 대학 다닐땐 많이 봤었거든요. 여튼 친구의 은덕으로 오랜만에 이렇게 뮤지컬을 2주 연속으로 보노라니... 아! 그 감동과 재미가 어찌나 크던지. OST가 발매되지 않아 프레스콜 영상을 녹음해서 듣는데도 참 행복했습니다. 뮤지컬이 좋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첫째, 커튼콜을 통해서 모두의 노력을 함께 치하한다는 점. 둘째, 정의와 우정같은 주제를 다루는 문화예술이라는 점인것 같아요. 특히 영화나 드라마에선 이미 쓰고 버린 '정의' 같은 이야기가 주제라는 거, 이게 저한테는 굉장히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걷기 운동을 하면서 들었던 팟캐스트 방송들도 저의 행복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이번 달에는 EBS북카페를 쭈욱 다운받아 들었는데, 정말이지 만족스럽더라고요! 진행자인 조원희 감독님 어찌나 청취자의 마음을 잘 대변해주시는지! 윤성호 감독이 시놉시스를 짜고 캐스팅까지 하는 <책과 영화> 너무 재밌어서 시간가는지 몰랐고, 하지현 박사님이 심리 관련 서적을 소개해주는 <책과 마음> 얼마나 유익했는지 모릅니다. 여러분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네요 :)
셋째, 마시고 떠드니 즐겁지 아니한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민속주점을 좋아한다는 것을! 예전부터 가장 좋아하는 술이 막걸리였는데, 1월 1일에 친구와 민속주점에서 막걸리를 마시다가 깨달았어요. '아, 막걸리는 역시 민속주점에서 먹어야 하는구나!' 자주는 못가고 한 달에 한번 정도 가기로 정해두었는데, 이번 달에 아주 마음에 드는 민속주점을 발견해서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전과 막걸리, 막걸리와 전. 캬아, 너무 행복한 거 있죠!
그리고 전... 수다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입에 모터가 달린 것 같달까... 이번달에 친구를 참 많이 만났습니다. 자주 보는 친구는 물론이고, 오랜만에 중학교 동창과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어요. 그! 런! 데! 제가 어찌나 정말 쉬지않고 떠드는지 ㅋㅋㅋ 스스로도놀랐습니다. 특히 오늘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는데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더니... 허허허. 접시는 안 깼지만 하도 수다를 많이 떨어서 카페 문닫는 시간에 밀려 나와야만 했어요. 여튼 이야기하는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사실은 뭐, 떠드는것에 가깝지만요 :)
다이어리를 보니 2월도 참 알차게 보낸 것 같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사람들을 만나고, 돈도 벌고, 노래도 하고, 답사도 가고, 강의도 듣고, 열심히 만보계도 채우고! 아... 2월 만보계 누적 카운트는 10만을 찍었습니다. 30만이 목표였지만, 10만이라도 어딘가 싶네요. 3월에는 날씨가 따뜻해지니 더욱 많이 걸을 수 있겠죠. 3월에는 꼭... 카운트 30만을 찌..찍고 말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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