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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실

2013년의 자세, 2. 진인사 대천명 (Feat. 아니면 말고)

by 김핸디 2013. 1. 4.


 

 

진다고 생각하면 게임에 임하면 집니다. 권투 선수가 올라갈 때 '이번 게임은 내가 질 거야. 요번 게임은 지고 다음 게임에 이겨야지.' 하면 올라가자마자 바로 KO패 당하죠. 안 그렇겠어요? 축구를 하든 야구를 하든 '이번 게임은 내가 안 될 거 같으니까 대충하고 다음 게임에 해 봐야지' 이러면 이번 게임 지고 또 집니다.

 

인생사가 똑같지 않습니까? 대학입학고사 시험 치는데 '요번에 대충보고 떨어지고 다음에 잘 봐야지' 하면서 또 떨어집니다. '2012년에는 안 될거야' 라고 생각하면 2012년에 안 되고 2017년에도 안 되는 겁니다.

 

사실 2012년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확실하게 말씀 드릴 수 있는 건 2012년에 '누가 이긴다 진다, 진보가 집권한다 안 한다' 가 아니라 2012년까지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서 2012년의 승패가 달라지고 또 그 이후가 달라진다는 사실입니다.

 

- 조국 (2011년, 대선 이전의 강연에서)  

 

 

 

2012년 대선은 저에게 엄청나게 많은 깨달음을 안겨 준 사건이었습니다. 그 때 상처가 너무 커서 사실 '무조건 된다고 생각하고 달려드는 것' 이 얼마나 위험한 일이었나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희망을 가지는게 정말 가치있는 일인가, 조금 심드렁하게 바라보는게 좋은거 아닐까, 어차피 달라지는게 없다면 정치에 무관심하게 사는게 훨씬 더 행복한게 아닐까.

 

하지만, 주어진대로 살기보다는 깨지더래도 내가 원하는대로 만들어보려고 노력이라도 해보는게 제 삶에 대한 예의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때 주변 사람들한테 투표 독려하고, 할머니 모시고 투표장 가고, 머리 수 하나라도 보태려고 광화문 대첩 나가고, 할 수 있는것을 다했기에 적어도 후회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때 추워서 광화문 가기 싫었는데, 할머니 모시고 투표장 가는것도 귀찮았는데, 그 때 안했더라면 지고나서 '내가 그 때 그거라도 했어야 했는데!' 라며 후회하면서 더 괴로웠을 것 같거든요. 

 

 

 

한편, 어제 강신주 박사님의 철학강의를 듣는데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동양철학의 쿨함은 진인사 대천명에서 나온다. 열심히 해야 한다. 죽어라 노력도 해야한다. 그런데 결과는 내 맘대로 안된다는걸 인정해야 한다. 물고기를 잡으려면 낚시대를 드리우는게 맞다. 낚시대를 드리운다고 물고기를 잡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낚시대를 드리우지 않으면서 물고기를 잡을 수는 없는거다. 우리가 하는 모든일은 바로 이 낚시대를 드리우는 일이다. 시험을 준비하고, 누군가에게 고백하고, 어떤일에 도전하고. 100% 된다는 확률은 없다. 안 되는것이 뻔히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니면 말고' 다. 비범한 사람은 붙을 수 있어, 가 아니라 떨어질 수 있어, 라는 사실에서부터 시작하는 사람이다.


 

- 강신주

 

 


 

 

오늘도 나는 낚시대를 드리운다. 아니면 말고!

 

 

기저율에 대해서 말씀드린적이 있지요. (http://labmental.tistory.com/532) 어차피, 우리가 하는 모든일 중에 '확신' 을 가질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내가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날 사랑해주는거 아니고, 코피 터져 공부한다고 해서 합격이 보장되는거 아니고, 패기있게 도전한다고 해서 성공하는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고백하지 않으면, 공부하지 않으면,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는게 없습니다. 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면, 적어도 가능성은 생기는 것입니다.

 

성공의 제1 요인은 확신이다, 어디서 듣고 좋아서 적어 둔 말입니다. 질때 지더라도, 망할 때 망하더라도, 무언가를 하는 순간만큼은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진인사 대천명. 2013년에도 열심히 낚시대를 드리우겠습니다. '한 마리는 잡히겠지' 가 아니라 '한 마리도 안 잡힐수도 있어. 그래도 나는 어떻게든 잡힐 수 있도록 해본다.' 라는 마음가짐, 그 마음가짐을 지니고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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