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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탐사실/2012 감사노트

1230 감사일기

by 김핸디 2012. 12. 30.

 

 

0. 마음 둘 곳.

 

눈물이 철철 나오는 하루였다. 원래 잘 우는데, 대선 이후 유리멘탈이 되었다. 툭 건드리면 뚝 하고 눈물이 난다. 과거가 북받쳐서 울고, 누군가가 그리워서 울었다. 너무 울어서 눈이 다 아픈 가운데서도 마음 둘 곳이 있어 다행이었다. 친구친구친구와 카톡으로 이야기를 나눴고, 사무실에서 친구를 만나고 또 센터 사람들을 만났다.

 

내가 읽은 어떤 소설책에 이런 문구가 나온다. '가끔은 아무도 만나지 않고 방문을 틀어막아 웅크려 앉고 싶을때가 있다. 그렇지만 문 밖에서 누군가가 계속 말을 걸어주었으면 좋겠다.' 나도 그렇다. 무중력상태로 멍하게 지구를 유영하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도 나를 건들지 않고, 누구도 나를 중력으로 끌어놓지 않았으면 하는 기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저 밑에서 내 이름을 불러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저 멀리 떠다니는것을 누군가 고개를 들어 지켜봐 주었으면 좋겠다.

 

방안에 틀혀박혀 있는듯한 마음이 드는 하루였다. 그러나 문밖의 사람들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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