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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탐사실/2012 감사노트

1113 감사노트, 100%의 어른을 만나는 일에 관하여

by 김핸디 2012. 11. 14.

 

 

길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뒤에서 불러서 '도를 아십니까' 인 줄 알았는데, 아는 어른을 만났다. 그 분은 나를 보고 정말로 로또에 당첨이라도 된 것처럼 환하게 웃어주셨다. 순간 그 미소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 살아있어서 정말 다행이구나. 누군가에게 그렇게 '반가운 사람' 으로 인식된 건 참 오랜만이었다. 그 분의 미소와 다정한 말, 건네주시는 음료수를 받으면서 그런 기분이 들었다. 내가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 된 것만같은.

 

생각해보니 그렇다. 사랑하지만 매일 마주친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가족들은 나를 보고 '왔냐' 하는 듯한 표정으로 힐끗 보고 만다. 친구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웃어주기는 하지만 '여기' 정도로 손을 가볍게 흔드는게 다인 것이다. 그런데 이 분은, 나를 온몸으로 반겨주시며 너무도 기뻐하고 계셨다. 그 표정은 마치... 그래! 어제 뉴스에서 지나친, 모 정치인을 만난 시장통의 지지자와도 같은 표정이었다. 그만큼 열렬하고 감격적인 모양새였다.

 

모르겠다. 그 분이 나를 왜 이렇게 반가워하셨는지. 그렇지만 그 순간, 나는 정말 뭉클했다. 그 분과 헤어지고 걷는데 눈물이 뚝 하고 떨어질정도로. 이 세상에 나를 만났다는것만으로 그렇게 감격하고 기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내게는 새로운 감동이었다.

 

그래 나는 누군가에는 그런 사람이다. 존재만으로 기쁨을 줄 수 있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마주치기만해도 행복해지는. 누군가에게는 그런 존재였던것이다. 그 분의 미소가 오늘 하루종일 머리속에서 사진처럼 박혀 떠나지를 않는다. 오늘 나는 100%의 어른을 만났다. 진짜 어른은 만남이라는 짧은 마주침 속에서도 그렇게 격려와 애정을 전달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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