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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붕극복실/멘탈붕괴의 현장

오랫동안 소망해왔던 꿈이 무너질때, <리틀미스선샤인>

by 김핸디 2011. 12. 28.



항공 비행사가 되는 것이 꿈인 소년 드웨인. 
 
그는 항공학교 입학을 위해 의지를 가지고 묵언수행을 합니다. 
매일매일 하루의 운동을 마치고 체크를 하며 꿈을 꾸는 소년. 
그의 의지와 노력은 가족들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그런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드웨인은 가족들과의 여행길에서 동생 올리브가 보여준 색맹카드를 인식하지 못합니다. 
멍한 얼굴로 삼촌에게 동그라미 안에 있는 글자를 알아볼 수 없다고 말하는 드웨인. 

그에게 삼촌 프랭크는 너는 색맹인것 같다, 색맹은 비행기 조종사가 될 수 없다,
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합니다.





분노와 울화가 치밀어 달리는 차에서 내려 울부짖는 드웨인.
 
처음으로 이 영화를 봤을때 이 장면에서 너무 가슴이 아파서
같이 엉엉 목놓아 울어야만 했습니다.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 목표를 향해가도 될까말까한 소중한 꿈인데,
자격조차 가질 수 없는거라니요.





좌절에 빠져있는 그를 동생 올리브가 가서 말없이 안아줍니다. 

진정한 위로는 위로한답시고 하고싶지도 않은 말을 시키는것이 아니라, 
가만히 그 사람의 심정을 이해해주고 들여다 봐 주는 것이지요. 




가끔.. 18살까지 잠만 자면서 모든걸 지나쳐버리길 바라곤했어요.
그리고 이 지겨운 고등학교와 모든걸 건너뛰길 바랬죠.
마르셀 프루스트 알지?
그에 대해 가르치죠?
그래. 프랑스 작가인데, 완전히 패배자야.
직업을 가진적이 없었지. 짝사랑에.. 게이였지.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을 쓰느라 20년을 보냈어.
하지만.. 셰익스피어 이후로 가장 위대한 작가일지도 몰라.
하여간.. 그가 인생의 막바지에 도달해서.. 뒤를 돌아보고는 이런 결론을 내렸어.
자신이 고통받았던 날들이.. 자기 인생 최고의 날들이었다고..
자신을 만든 시간들이었으니까..
행복했던 시간은? 완전히 낭비였어.. 아무것도 배운게 없었으니까..
그래서..네가 18살까지 자기만 한다면.. 네가 놓치게 될 고난의 시간들을 생각해봐..
내 말은.. 고등학교? 고등학교야 말로 네 인생에서 최고로 고난스런 시간이 될거야..
그보다 더한 고난의 시간은 찾기 힘들지..
삼촌, 그거 알아요? 인생은 망할 미인대회 같은 거에요.
학교, 그리고는 대학교, 그리고는 직장 경쟁까지. 
망할 비행학교에도 갈 필요 없어요. 내가 비행을 하려면 다른 방법을 찾으면 되요.
남들이 뭐라든 내가 좋아하는걸 할 거고, 나머지는 신경 안 쓸거에요.




드웨인은 이렇게 삼촌과의 대화를 통해서 또 자신의 마음을 엽니다. 꿈만을 쫓으며, 부모님도, 동생도, 삼촌도 벌레보듯 싫어하기만 했던 드웨인, 그는 좌절과 절망을 맛 보고서야 가족들의 위로를 받아들입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언제고 이렇게 말도 안되게 끔찍한 순간들이 찾아오곤 합니다. 하지만, 그런 우리를 곁에서 보듬어주고 위로해 줄 존재들도 언제나 내곁에 있다는거 잊지 말아야겠죠. 드웨인을 응원해 봅니다.<리틀미스 선샤인>, 오랫동안 소망해왔던 꿈이 무너진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픈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