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입니다.
어제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나이들수록 이상하게, 친구들이 정말 소중한 걸 느끼게 되더군요. 사실 20대 초반때는 안 그랬습니다. 친구 하나 잃어도 별 상관없다는 식이었고... 그래서 실제로 몇 명과는 '절교' 라는 것을 하기도 했었죠. 어차피 각자 남자친구가 생기면 소원해지는게 여자들의 우정이라고 생각했고, 모임에 나가 그저 그런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친구들과의 모임이라고 여기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모임에서의 '여럿' 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1:1로 친구들을 만나기 시작하다보니 달라지더군요. 얘가 무슨 고민을 하는지, 무슨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지금쯤이면 뭘 하고 있을지... 이런걸 파악하다보니 친구와의 만남이 무척 소중해졌습니다. 만나서 할 수 있는 이야기도 점점 깊어지고, 내 삶의 모든 희노애락을 공유하는 것도 친구라는것을 깨닫게 되었고요.
어제도 만나기는 셋이서 만났지만, 한 사람 한 사람에 주목하다보니 그 개개인의 인생이 보이고, 그러다보니 짠한 느낌도 들면서 대견한 마음도 들고 그러더라고요. 교복 입고 대학 어쩌고를 이야기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다들 커서, 생각도 달라지고, 의젓해지고요.
집에 와서 일기를 쓰면서 주황색 네모를 크게 그려넣었습니다. 주황색 네모는, 제가 요즘 monthly칸에 표시하는 '행복했던 날'의 표식이거든요. 6월에도 그랬지만, 7월도 마무리하면서 돌아보노라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주황색 네모가 쳐진 날에는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웃었던 시간들이더군요. 구경을 하고, 계획을 세우고, 촬영을 하고, 회의를 하고, 점심을 먹고, 저녁을 먹고, 술을 마시고.
곁에 있는 사람. 이것만큼 우리를 즐겁게, 또 의미있게 만드는 존재들이 있을까요. 물리적으로는 외국으로 떠나보내야 하지만, 정서적으로는 늘 곁에있어 줄, 친구를 생각하면서 오늘은 문득 그 '곁에 있는 사람' 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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