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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실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by 김핸디 2013. 7. 11.


You've got a friend in me @ 영화, 토이스토리



소장입니다.


오늘은 외국에서 살다가 한국에 몇 년만에 들어 온 친구를 만났습니다. 처음 만나자마자 목이 졸리도록 포옹을 하고, 5년 여간의 시간차이에도 불구하고 어제 만난 친구처럼 수다를 떨다보니 "행복하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친구가 지나가는 말로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니 인간관계가 다 정리되더라.' 아무래도 멀리 있다보니, 친했던 친구들과도 소원해지는 경우가 있긴 하겠지요. 그러나 저는, 여전히 그 친구 곁에 남아... 이렇게 오랜만에, 또 허물없이 마주할 수 있다는게 무척이나 감사하고 기쁜 하루였습니다. 


논어, 학이 편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 '친구가 멀리서 찾아오니 어찌 반갑지 아니한가' 배병삼 씨가 풀어쓴 <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에 따르면 이 구절에 대한 풀이가 나오는데요. 여기서의 벗은 단순한 친구가 아니라, 뜻을 같이하는 동지라고 합니다.



'벗이란 배움과 익힘을 함께 하는 사람이다. 즉 나의 삶의 가치를 함께 하는 벗을 일컫는다. 옛날식 표현으로 하자면 동지요, 또는 같은 길을 걷는 동반자이다.'

- 배병삼, <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 p35



저와 친구는 고등학교 때 만난 사이이지만, 성인이 되면서 서로 지향하는 삶의 가치가 비슷하다는 것을 느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동창으로서의 친구 이전에, 서로의 삶을 응원하는 지지자이자 무조건적으로 서로를 믿어주는 동반자가 되어가고 있고요. 오랜 친구와 함께 서울의 고궁을 다니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노라니, 그냥 '네가 있어서 참 좋다' 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삶의 동지이자, 동반자가 되어주는 친구. 늙어갈수록 삶을 공유할 친구가 있어 참 행복합니다. 이런 친구가 있다는 게, 퍽퍽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삶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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