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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갑 연구소1055

공지영, <즐거운 나의 집> 응, 행복해. 우선 네가 있어서 그렇고, 또 죽을 것 같은 강물을 어떻게든 건너 온 자부심도 있어. 아침마다 생각해. 오늘은 우주가 생겨난 이후로 세상에 단 한 번밖에 없는 날이다. 밤새 나는 이렇게 죽지 않고 살아있다. 아이들도 아프지 않고 잘 자고 있다. 새벽녘 창밖은 아직 싸늘한데 우리 집은 따뜻하다... 언제부턴가 그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알게 되었거든. 엄마랑 이렇게 사는 일, 새로 시작하는 일, 그렇게 장밋빛만은 아닐거야. 힘이 들때면 오늘만 생각해. 지금 이 순간만. ... 있잖아. 그런 말 아니? 마귀이 달력에는 어제와 내일만 있고 하느님의 달력에는 오늘만 있다는 거? - 공지영, 2014. 12. 15.
공지영, <즐거운 나의 집> 빨간 딱지가 더덕더덕 붙은 집에서 외할머니는 매일 밤 울었는데 엄마는 외할머니가 더 슬퍼할까 봐 슬픈 기색도 보일 수가 없어서 매일 하나씩 즐거운 일을 찾아내고 그것을 기뻐하는 연습을 했다고 했다. 엄마의 말에 따르면 하루는 하루 종일 좋은 일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이 나쁜일만 일어났기 때문에 도무지 즐거운 일을 찾을 수가 없어서, 이제 이보다 나쁜 날은 없을 거야, 생각하며 혼자 기뻐했다고 했다. - 공지영, 2014. 12. 15.
공지영, <즐거운 나의 집> 아직도 그날을 잊지 못하겠어. 세상에 내 속에서, 그것도 내 뱃속에서 다른 생명의 심장 소리가 들리다니, 생명이 생명을 낳는다는 말이 이런 거구나, 싶고 우주 속에 또 다른 우주가 들어 있는 신비를 엿본 것도 같고, 내가 여자라는 사실이 신기하고 자랑스럽게 느껴졌어. 엄마가 그 후에 어떤 소설을 쓴들 그보다 더한 창조의 환희를 다시 느껴볼 수가 있겠니? 아마 다시는없을 거야. ... 그게 바로 너야, 위녕. 어떤 순간에도 너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을 그만두어서는 안 돼. 너도 모자라고 엄마도 모자라고 아빠도 모자라... 하지만 그렇다고 그 모자람 때문에 누구를 멸시하거나 미워할 권리는 없어. 괜찮은 거야. 그담에 또 잘하면 되는 거야. 잘못하면 또 고치면 되는거야. 그담에 잘못하면 또 고치고, 고치.. 2014. 12. 15.
우정의 심리학 고맙다. - 찌개가 그렇게 맛있어요?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영화 中 소장입니다. 어제 영화 를 봤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그린 영화로 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워지더군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품을 수 있었던건 저들이 저 힘겨운 싸움을 통해서 얻었을 '관계' 때문이었습니다. 절반의 승리. 경제적으로 힘들고, 장기간의 투쟁으로 지쳐버린 몸과 마음이었을테지만, 그래도 그 싸움을 통해서 저들은 '동료' 를 얻었고, 그 동료들이 함께 보듬었던 기억들은 평생을 버티는 힘이 되어줄테니까요. 저도 회사를 다니면서 쉽지만은 않지만, 사람들이 좋아서 참 많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오늘 정말 오랜만에 책을 읽는데 이런말이 나오더라고요. 심리학자 카너먼은 출퇴근이 행복을 깎아내리는 요인임을 발견.. 2014.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