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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붕극복실334

공지영, <즐거운 나의 집> 응, 행복해. 우선 네가 있어서 그렇고, 또 죽을 것 같은 강물을 어떻게든 건너 온 자부심도 있어. 아침마다 생각해. 오늘은 우주가 생겨난 이후로 세상에 단 한 번밖에 없는 날이다. 밤새 나는 이렇게 죽지 않고 살아있다. 아이들도 아프지 않고 잘 자고 있다. 새벽녘 창밖은 아직 싸늘한데 우리 집은 따뜻하다... 언제부턴가 그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알게 되었거든. 엄마랑 이렇게 사는 일, 새로 시작하는 일, 그렇게 장밋빛만은 아닐거야. 힘이 들때면 오늘만 생각해. 지금 이 순간만. ... 있잖아. 그런 말 아니? 마귀이 달력에는 어제와 내일만 있고 하느님의 달력에는 오늘만 있다는 거? - 공지영, 2014. 12. 15.
공지영, <즐거운 나의 집> 빨간 딱지가 더덕더덕 붙은 집에서 외할머니는 매일 밤 울었는데 엄마는 외할머니가 더 슬퍼할까 봐 슬픈 기색도 보일 수가 없어서 매일 하나씩 즐거운 일을 찾아내고 그것을 기뻐하는 연습을 했다고 했다. 엄마의 말에 따르면 하루는 하루 종일 좋은 일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이 나쁜일만 일어났기 때문에 도무지 즐거운 일을 찾을 수가 없어서, 이제 이보다 나쁜 날은 없을 거야, 생각하며 혼자 기뻐했다고 했다. - 공지영, 2014. 12. 15.
공지영, <즐거운 나의 집> 아직도 그날을 잊지 못하겠어. 세상에 내 속에서, 그것도 내 뱃속에서 다른 생명의 심장 소리가 들리다니, 생명이 생명을 낳는다는 말이 이런 거구나, 싶고 우주 속에 또 다른 우주가 들어 있는 신비를 엿본 것도 같고, 내가 여자라는 사실이 신기하고 자랑스럽게 느껴졌어. 엄마가 그 후에 어떤 소설을 쓴들 그보다 더한 창조의 환희를 다시 느껴볼 수가 있겠니? 아마 다시는없을 거야. ... 그게 바로 너야, 위녕. 어떤 순간에도 너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을 그만두어서는 안 돼. 너도 모자라고 엄마도 모자라고 아빠도 모자라... 하지만 그렇다고 그 모자람 때문에 누구를 멸시하거나 미워할 권리는 없어. 괜찮은 거야. 그담에 또 잘하면 되는 거야. 잘못하면 또 고치면 되는거야. 그담에 잘못하면 또 고치고, 고치.. 2014. 12. 15.
[겨울에 듣기좋은 노래] julienne taylor, I don't wanna talk about it 2014.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