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멘토들이 우리에게 이야기 합니다. 현실에 쫓기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고, 열정을 갖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그러나 그 누구도 어떻게 하면 그런 일을 찾을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이야기 해 주지 않습니다. 대다수의 성공한 사람들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운명’처럼 자신에게 다가왔다고 말합니다. 또 어떤 분들은 열심히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게 되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저 역시 ‘운명’이라고 믿었던 직업군이 여러 개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사회학자. 사회과학계열에 원서를 넣고,
세부적으로 과를 정하던 시절, 저는 사회학과가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제 눈에 띄었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사회학과 출신 선배님들.
다양한 분야에서 소위 말해 ‘성공’했다는 분들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저도 사회학과를 나오면 그 분 들처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두 번째는 기자. 똑똑해 보이는 기자가 부러웠습니다. 목에는 취재 출입증, 손에는 취재수첩을 들고 현장을 뛰어다니는 그들이 제 눈에는 그렇게 프로페셔널하게 보였습니다. 밤을 새며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고, 내 기사에 대해 바로바로 피드백이 오는 것이 마음에 들기도 했고요. 그러나 대학 졸업할 때쯤, 언론’고시’를 견디어낼 만큼 “나는 그토록 기자가 되고 싶나”라는 질문에 저는 ‘아니’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그저 남들 눈에 보이는 기자 이미지가 부러웠을 뿐이었기 때문에 기자가 되기 위한 고난을 감내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세 번째는 사회학 교수. 때마침 제 주변에 다들 유학준비를 하고 있어서 저도 얼떨결에 그 대열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 어이없는 이유로 선택한 사회학이었지만, 공부는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새로운 사회 현상을 분석하는 것도, 사회를 이해하는 것도. 다들 유학 가는 이유가 교수가 되기 위해서라고 해서, 그럼 나도 ‘교수’라고 외쳤지요;;;; 한 학기 휴학하면서 토플과 GRE를 준비했고, 그 과정에서 저는 이 꿈을 접게 됩니다. 그 당시에 토플과 GRE가 저에게는 넘사벽으로 다가왔었습니다.
네 번째는 화장품 회사 마케터. 우연히 뉴스에서 Chanel Global CEO, Maureen Chiquet 기사를 보면서 전문직 여성이 되고 싶었습니다. 마케팅은 사회학과도 관련이 있고, 재미있어 보이기도 했고, 일단 Maureen Chiquet처럼 우아하게 프레젠테이션 하는 저를 상상해 보니, 진심으로 마케팅으로 다시 학사를 따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영어, 불어 완벽하게 하는 아이들 앞에서 주눅도 들었고, 과연 내가 이 곳에서 마케터로 살아남을 수 있을 까 생각해보니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직업을 선택하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자아가 덜 성립된 시기에는 부모님 의견에 영향을 받기도 하고,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주인공 때문에 특정 일이 하고 싶어지기도 하는 것처럼 요. 또한 자신의 지위를 나타내기 위해 비싸더라도 명품을 사는 것처럼, 직업을 선택할 때도 힘든 고시일 지라도 ‘사’가 주는 효과를 누리기를 바랍니다. 돌이켜 보면 저 역시, 남들에게 있어 보이고 인정 받을 수 있는 직업들을 선택했었고요. 그래서 였을까요? 쉽게 선택했던 것 만큼 포기도 빨랐고, 멋있는 것만 누리려 했던 제가 고달픈 생활도 견뎌야 된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저 원망만 했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새로운 꿈을 또 꾸고 있습니다. 때로는 이것이 정말 내가 좋아하고,
열정을 갖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일까 하고 자문해 봅니다.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생각에 안간힘을 쓰며 앞으로 달려나가고 있지만 가끔씩 저런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지금 제가 꿈꾸는 일은 남들에게 소위 말해 있어 보이는 직업도 아니고, 가끔은 그걸 하기 위해 왜 석사를 하고 있냐라는 질문도 종종 받습니다. 더군다나 인정받는 직업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되는 것은 무척이나 힘이 듭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남들에게 인정 못 받는 다는 것이 그리 속상하지가 않습니다.힘들더라도 견딜만하다고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아마도 이 점이 지금까지 제가 선택한 다른 것들과 다른 것 같습니다.
“나는 지금도 매일 도전하고 있다 – 안철수와 박경철 (07292011)” (http://www.youtube.com/watch?v=AIR3sg3vIIY)에서 안철수씨는 말합니다. “무엇을 잘하는 지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그래서 시간을 내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도전을 해보라”고 충고합니다. 설사 이 길이 제 길이 아니었다 해도, 경험은 남겠죠. 전혀 다른 꿈을 꾸고 있지만, 사회학을 공부하면서 공부하는 재미를 알았고, 학보사 생활을 하면서 취재하는 방법을 배우고 또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유학준비를 하면서 영어를 공부했고, 마케팅을 공부하면서 어떻게 하면 프레젠테이션을 잘 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알게되었으니깐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좋아하는 일을 찾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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