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의 화제였던, 이번주 PD수첩 '허니문푸어' 편을 시청했습니다. 저도 20대 인지라, 마음이 편치 않네요. PD 수첩 허니문 푸어 편은 대한민국 2,30 대가 안고 살아가는 경제적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학생들은 대부분 사회에 나오면서부터 빚을 안고 시작합니다. 학자금 대출 때문이지요. 그 금액은 실로 부담스러운것이어서 부모님의 도움이나 아르바이트로는 충당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결국, 고스란히 내가 갚아야 할 부담으로 다가오게 되지요.
설상가상으로, 이 나라의 심각한 취업난은 그러나 그 빚을 갚을만한 기회마저도 제 때 허락하지 않습니다. 88만원 세대 라는 이름처럼 일부 대기업 및 공기업 일자리를 제외하고는 계약직, 비정규직 등의 일자리뿐이지요. 물론, 급여도 넉넉하지 않구요. PD수첩에서는 계약직으로 월 110만원을 벌고 그 중에 30만원을 빚을 갚는데 쓰고있는 20대 여성의 예를 보여줍니다. 그 안에서 부모님 용돈 드리고 생활비 내고 하다보면 저축은 엄두도 못낼 상황인거죠.
그래서, 대한민국의 20대는 연애, 출산, 결혼을 포기합니다. 이른바 3포 세대죠. 연애를 한다해도, 주거비용으로 인해 천정부지로 솟는 결혼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커플에게 결혼은 그저 멀고 높은 목표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결혼을 한 사람들의 형편은 좀 더 나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결혼과 동시에 빚이 늘어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세비는 계속 오르고 있고, 이를 감당하기 위해 대출을 받으면서 시작을 하기 때문이죠. 아이가 태어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됩니다. 출산을 겪으면서 여성은 일을 할 수 없게 되는데, 이 때 전체 가계소득은 줄어가는 반면 동시에 육아를 위한 지출은 늘어납니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마이너스 재정, 결국 빚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등록금 빚, 주거비 빚, 양육비 빚, 이렇게 쌓이고 쌓이면 감당하기 힘들어 제 2 금융권, 대부업체 마저 손을 뻗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자는 살인적으로 오르고, 결국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그 모든것을 감당해 낼 수가 없습니다. 빚으로 빚을 갚는 수렁에 빠지게 되는 것이지요.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 2, 30대가 안고 살아가는 문제 입니다. 나는 그렇지 않다구요? 이들도 자신들이 이렇게 살아갈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흠,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맞벌이로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해도 애들 하나 키우기도 힘들다' 라던 한 부부의 푸념이 인상 깊었습니다. 열심히 일을 하면 삶이 나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면 그 현실은 얼마나 절망적인걸까요. 등록금 문제, 거주비 문제, 양육비 문제,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런 삶의 부담을 개인의 몫으로만 남기는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엄연한 사회문제이고,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 및 정치권의 제도 개혁을 기대해 봅니다.
한 사회에서 구성원이 교육받을 수 없고, 사랑할 수 없고, 결혼할 수 없고, 애를 키울 수 없다면... 과연 그 사회가 유지될 수 있을까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는 2012년, 대한민국에 묻고 싶어지는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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