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으로 보면 물속에 벌레가 우글우글하대요.
자, 갈증을 참을거요, 아니면 확대경 확 부숴 버리고 물을 마시겠소?
- 그리스인 조르바 中
소장입니다.
지난 번 스터디에서 <그리스인 조르바>를 가지고 이야기를 했는데, 읽다보니까 이 구절이 가장 마음에 와 닿더군요. 왜, 흔히들 그러잖아요. '무식하면 용감하다' 라고. 알면 오히려 자유로워하는데, 앎이, 때때로 지식이 우리를 더욱 구속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일까요. 지난 번 강신주씨가 강연에서 그러더라고요. '여러분의 문제는 대학교육을 받았다는 것, 아는 게 너무 많다는데에 있다' 라고.
생각하고, 재고, 고민하면... 결국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달 내내 제가 유독 '행동'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제 스스로도 생각을 곧 행동으로 바로 옮기려고 노력하는 것 같네요. 우리 삶의 확대경... 이걸 어떻게 하지, 라며 발을 묶어두는 그 모든 생각들! 이번 기회에 그 확대경을 부숴버리는 건 어떨까요? 벌레가 있다고 믿으면 못 마십니다. 하지만 '그냥' 마시면, 그 물은 분명 내 갈증을 해결해주는 '그냥' 물일 것입니다.
덧. 쿨워터 향기나는 조르바 어록 모음
좋아. 있으면 있는 거고 없으면 없는 거지 뭐.
인간이라니, 무슨뜻이지요?
- 자유라는 거지!
산다는 게 곧 말썽이오. 두목, 당신, 산다는 게 뭘 의미하는지 아시오? 허리띠를 풀고 말썽거리를 만드는 게 바로 삶이오!
이게 사람이 자유를 얻는 도리올시다. 내 말 잘 들어요. 터질 만큼 쳐넣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금욕주의 같은 걸로는 안 돼요. 생각해 봐요, 두목. 반쯤 악마가 되지 않고 어떻게 악마를 다룰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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