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멘탈갑추구실/멘탈갑 : 어록

김진만, 중요한 것은 결국 경험이다

by 김핸디 2013. 6. 11.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일단은 경험이 중요합니다. 경험의 그릇이 차고 넘칠 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결국에 누가 경험했던 것, 누군가 읽은 것, 누군가 들었던 이야기에서 시작을 해요. 

결국 많이 경험한 사람이 창의적인 일을 할 수밖에 없어요. 

당장 삶과 전혀 관계없는 경험들이 인생을 바꾸는 기회가 될 수도 있죠.


- 프로듀서, 김진만







소장입니다.


이틀 전인가, 칸 영화제 단편부문에서 수상한 한국인 감독의 영화 소개를 들었습니다. 그 영화는 도박중독자인 남자와 환전소 여직원에 관한 것이더군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세상에! 어떻게 환전소 직원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 생각을 다 했지?"


생각해보니, 저는 단 한번도, 주변에서, 책에서, 영화에서, 드라마에서... '환전소 직원'이라는 직업을 경험해 본 적이 없더군요. 그런데 이 영화의 감독은 어떻게 이런 소재를 이끌어 냈을까요? 정말 참신하잖아요. 회사원도, 의사도, 검사도, 경찰도, 사기꾼도 아니고... 환전소 직원이라니!


아마 모르긴 몰라도 저 '독특한' 소재는, 감독이 '환전소 직원' 에 대한 경험을 작으나마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니었을까, 합니다. 결국 모든 이야기는 경험에서 시작하는 법이니까요. 갑자기 내가 만나본 사람들, 내가 경험한 타인의 삶의 범위가 얼마나 좁은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대학 다닐 때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내 친구들은 다 중산층 가정에, 양부모님이 계시고, 대학교육을 받는 아이들이구나. 그리고 그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내 삶의 경험치는 딱 요만큼이겠구나. 지금도 예외는 아니지요. 대학을 졸업해서, 기업에 취직했고, 결혼을 했거나, 안정적인 삶을 누리는 이들. 


읽지 않으면, 보지 않으면, 듣지 않으면, 영원히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쳐버릴 '누군가의 삶'이 생각보다 무척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는, 좀 더 많은 사람, 좀 더 다양한 삶의 모습을 관찰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구 반대편 누군가의 삶, 이 나라 이 땅에서 내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삶. 열심히 책을 읽고, 영화를 봐야 하는건 아마 그 이유 때문이겠지요. 언제나 알고 나서의 삶은, 알기 전까지의 삶과는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