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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실

(하루 늦은) 4월 정산

by 김핸디 2013. 5. 1.



소장입니다.


4월 정산을 해볼까 합니다. 4월에는 제가 가장 꽂혔던 키워드가 '성장' 이었던 관계로다가, 게임의 능력치를 빗대어 정리해 보았습니다. 매월 정산을 다른 방식으로 하다니... 정말이지 창의적이지 않나요? (헤헤)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덕심' 부분입니다. 전 어쩔 수 없는 덕후... 인가 봅니다. 4월의 중간즈음, 유시민씨를 만나서 사인을 받았던것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그 이후로 제 팬심은 주체할 수 없이 증폭, 또 광폭되었지요. 물론 그 이전에도 늘 팬심 가득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한창 야구에 빠지면서는 '기아없이는 못살아!' 를 외치고 다녔고, 김어준씨와 박원순씨의 멘탈갑 리포트를 수정 보완하면서,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기도 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멘탈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말인가!"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기 때문이지요. 좋아하는 사람의 저서를 파고들고, 관심 분야에 열중하는 것이 저에겐 행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덕심의 능력치 증가는, 곧 저의 행복수치 증가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_^*


두번째로 증가한 것은 '지적능력' 입니다. 연구소장답게 이번 달에도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특히 4월에는 '진화심리학' 에 푹 빠져서 연구에 몰두하였지요. 진화심리학은 수만년에 걸쳐 원시시대에 적응해 온 뇌가, 단기간의 빠른 성장을 이룬 현대인의 두개골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흥미로운 학문분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고 볼 수 있는 진화심리학자 전중환씨의 <오래된 연장통>이 재미있었고, 이와 더불어 일본 작가가 쓴 <인간은 왜 박수를 치는가>라는 책이 유익했습니다. 진화심리학에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어요. :)


세번째로 증가한 것은 '신체활력' 부분입니다. 봄을 흠뻑 즐기는 4월이었습니다. 벚꽃구경을 다녀왔고, 전라남도 청산도까지 가서 유채꽃도 실컷 구경하고 왔지요. 바다도 실컷 보고, 꽃도 실컷 보고, 배도 타고, 회도 먹고, 간만에 운전도 하고. 일년에 한번쯤은 누릴만한 호사를 실컷 경험하고 왔습니다. 덕분에 일주일을 앓던 코 감기도 여행을 갔다와서 다 나았어요. 지금도 사진을 볼 때마다 기분 좋은 미소가 번지곤 합니다. 여행을 다녀오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시각이 있음에, 향기를 맡을 수 있는 후각이 있음에,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미각이 있음에, 얼마나 감사하고 또 감사했었는지! 여러분도 매년 오는 봄이라고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영원히 다시 겪을 수 없는 순간순간의 이 시간의 봄을 만끽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네번째로 증가한것은 '근성' 부분이네요. 사실 제가 유혹에 많이 약합니다. 맛있는거 먹고, 딩가딩가 놀고, 이런걸 좋아해요. 하지만 이번달에는 여행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사무실에 출근하여 매일 같이 씨뿌리는 삶을 살았습니다. 책 읽고, 생각하고, 글쓰고. 스터디 준비하고, 프리젠테이션 만들고. 삶을 단순화 하려고 노력하고, 알바가 끝난뒤에는 무조건 연구를 위한 시간을 냈더니 삶이 풍요로워졌습니다. 친구들을 상대적으로 덜 만나서 외롭기는 하지만, 얻는게 있으면 늘 잃는 것이 있는 법이니까요. 빼곡히 적혀있는 다이어리의 '한 일' 내역을 보노라니 무척 만족스러운 기분이 드네요.


증가한 것만 쫙 쓰긴 했는데... 사실 줄어든 것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이런것들은 아쉬워하기 보다는 5월에 적극 반영해서 고쳐나가려고요. 5월에도 능력치는 계속 증가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지적능력을 더 높이고, 도전과 관련된 능력치를 좀 키웠으면 좋겠네요. 지금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들이 몇 개 있거든요. 


여하튼, 오월의 첫날입니다. 지난 한달이 후회되는 게 많다면, 5월에는 좀 더 꼼꼼히 목표를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제가 살아보니, 사람은 정말 생각하는 대로 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게임 캐릭터처럼 키운다는 생각으로, 이번 달도 잘 지내 보겠습니다. 여러분들도, 4월보다 나은 5월이 되시길, 어린이처럼 성장하고 어버이처럼 너그러워지는 한 달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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