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어른은 되지마라. 제 이익으로만 살아가는 그런 어른은 되지 마라.
아니다 싶을 때는 철저히 싸워. 져도 좋으니까 싸워.
남하고 달라도 괜찮아.
고독을 두려워하지 마라.
이해해주는 사람은 반드시 있어.
- 남쪽으로 튀어 中
소장입니다.
오늘 김윤석 주연의 <남쪽으로 튀어>를 보고왔습니다. 원작 소설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터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영화는 영화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더군요. 아주 유쾌하고 재미있게 보고왔습니다. 역시나 가장 마음에 드는건 영화 속 주인공인 최해갑(김윤석 분)이라는 캐릭터였습니다. 그는 일종의 아나키스트로 체제와 제도에 저항하는 인물이지요.
물론, 그 과격함이 조금 심하다 싶어서 그에게 완전히 동의는 못하겠지만, 그가 전해주는 메시지는 꽤 울림이 컸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지요. 국가가 만들어 낸 제도를 꼭 지켜야만 할 필요가 있는가. 인간의 모든 삶에는 꼭 단체와 조직이 개입해야만 하는가.
주민등록증과 지문 날인. 저는 이걸 한번도 '문제' 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만들라고 하니까 만들었고, (사실 만들고도 싶었고) 찍으라고하니까 인주 묻혀서 열 손가락에 지문도 찍었습니다. 잃어버리면 재빨리 재발급 받았고, 그게 없으면 은연중에 불안하고 꼭 필요하다고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최해갑은 주민등록증을 찢고, 지문날인도 거부합니다. 그가 내세우는 논리는 이거지요. '왜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의 대상으로 관리하느냐' 한편, 개발을 통해 리조트를 만들려는 자본에 대해서도 그는 저항합니다. '바다가 내다보이는 삶의 터전을, 무슨 권리로 국가가 허물고 이곳에 오락시설을 지으려 하느냐'
물론, 최해갑은 이 시대의 문제인물이 맞습니다. 기존의 체제와 규범을 거부하니까요. 하지만 그 지점에서 정확히 그가 빛나 보였습니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것은 이처럼 '기존의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데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니까요.
영화는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다르게 생각해도 괜찮다' 라는 영화의 핵심주제에는 적극 동의하고 싶습니다. 볼테르가 그런 말을 했지요. '당신의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으나 당신이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서는 싸우겠다' 라고. 우리에게 필요한것은 그저 다르게 생각하는 것을 용인할 수 있는 정도의 관용이 아닌가 합니다. 영화 속 최해갑은 남쪽으로 튀었지만, 지 멋대로 살아도 삐그덕 거릴지언정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세상을 저는 조심스레 소망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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