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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실

무엇을 하는지보다 누구랑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by 김핸디 2013. 1. 26.


절망스러운 평가를 내렸던 해는 언제인가요?

넷이서 함께 느낀 가장 절망적이었던 해는 2008년도예요. '밴드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심각한 얘기도 많이 오갔어요. 그 방황의 시기에 결국 드럼 치던 친구가 나갔고요. 그때 우리 네 명도 그만할까? 란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걸 몇 번씩은 참았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브레이크로 남은 이유가 뭔가요?

이런 멤버들을 다시 만나기가 힘들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니까 이런 베이스를! 이런 건반을! 이런 보컬을! 에이, 조합이 진짜 좋은데 어떡해!(웃음) 정말 다행이에요. 그때 흩어지지 않아서.


- 데이브레이크 페이퍼 인터뷰 中






@키스 해링


오늘 현대사 스터디에서 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무슨일을 하는지보다 어떠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지가 중요하다.' 이 말을 듣는데 순간 뭉클해지면서, '아, 맞다. 정말 그렇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무언가' 를 굉장히 중요시여기는 사람입니다. 친구를 만나도 그냥 만나기보다는 꼭 어디 안 가본데를 가야하고, 특별한 곳에 가야하고, 사진찍기 좋은 곳에 가는것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를 행복하게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어디에 가느냐' 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아니라 '누구를 만나느냐' 에 달려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좋은곳, 좋은일도 마음 안 맞는 사람과 하면 괴롭습니다. 하지만 친한 친구와 함께라면 한강 벤치에 앉아서도 풍요롭고 행복하지요. 어디에 있느냐보다, 무엇을 하는가보다,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싫어하는 사람과 호텔 뷔페 가기보다는 친구랑 떡볶이집에서 웃고 싶고, 비위 맞춰야 하는 상사와 럭셔리 요트 여행을 하기보다는 존경하는 선생님과 무전여행 하고 싶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며 무척 행복해집니다. 어떻게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좋은 사람들과의 행복한 만남. 이 사람들을 만나서 정말, 정말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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