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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갑 리포트] ⑨-4 "끝은 시작입니다" 정치인 문재인

by 김핸디 2013. 1. 24.




사람이 먼저다

 

그가 삶 전체에서 사람을 무엇보다도 중요시했던 사례는 이 외에도 수 없이 많다. 대통령 후보 유세 현장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누군가가 문재인에게 사인을 요청하며 매직을 내밀다가 그 뚜껑이 바닥에 떨어졌다. 사람이 많은 탓에 당사자 마저 뚜껑 찾을 생각은 하지도 않고 있었는데, 대통령 후보로 나선 그가 수많은 사람들의 발밑을 더듬어가며 뚜껑을 찾아 건네주었다. 한편, 그와 함께 사진을 찍고자 한 어른이 핸드폰을 내밀었다가 그 핸드폰이 바닥에 떨어져 부서진 적이 있었다. 문재인은 이번에도 그 떨어진 부품을 하나 하나를 주워 주며 건네주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보좌관에게 그 핸드폰의 수리까지 부탁했음은 물론이다.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 후보. 수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이고 초단위로 움직여야 하는 그 바쁜 현장에서도, 문재인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한 사람 한사람에게 충실하다. 바삐 움직여 100명을 만나 인사하면 훨씬 이득인 상황에서도 눈 앞에 한 사람에게 발길을 떼지 못한다. 톨스토이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바로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 이라고 했다. 문재인의 행동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보노라면 새삼스레 그 말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법조인은 권위를 세우기가 쉬운 직업이다. 법조인을 흔히 영감님으로 부르며 깎듯이 대하던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 권위와 지위가 일반 사람은 범접하기 어려운 것이고, 지금과 달리 아주 극소수의 사람만이 혜택을 누렸기에 더욱 그렇다. 하여 법조인이라하면 으레 권위적이고 딱딱한 모습이 먼저 연상되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문재인은 그러지 않았다. 그는 사무장에게도 영감님’ 대신 문 변호사로 바꿔 불러줄 것을 요청했다. 상하관계가 아니라 동료임을 강조한 것이다. 노동자의 말은 아무리 바쁘더라도 끝까지 다 들어주었고, 그들의 작업현장에 현장검증을 하기위하여 4륜구동의 SUV를 타고 다니기도 했다. 지위와 상관없이 인간 대 인간으로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존중하는 그의 태도는 그렇게 오래된 것이었다.

 

한편 그의 후배는 문재인의 인간됨을 이렇게 전한다. 일전에 그들은 함께 낚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상대방의 과실로 뜻밖의 교통사고가 났고 후배는 완전히 망가진 차 앞에서 씩씩대야만 했다. 상대의 과실이 컸기에 당연히 가해자 쪽에 보상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때, 문재인이 이런 말을 건넸다고 한다.

 

,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사람 사회 초년생인 모양이던데, 더구나 최근에 결혼했다면 무슨 돈이 있겠노? 있는 것, 없는 것 다 털어넣었겠지. 억욱하긴 하지만 그래도 형편 나은 자네가 인생 후배한테 부조한 셈치고 고마 넘어가지. 살다보면 손해 보는 일도 더러 생기는 거라 생각하시고.

 

그 선배의 그 후배인걸까. 이 말을 듣고 문재인의 후배는 상대를 몰아댈 자신이 없어졌다고 한다. 자기 후배의 사고에서도, 상대방의 딱한 사정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사람. 이것이 문재인이 지니고 있는 사람에 대한 뿌리깊은 예의.

 

 

생명있는 것은 다 소중하다.

 



 

이토록 사람을 귀중히 여기고 아끼는 문재인은 그 마음 그대로 동물과 식물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그는 양산 시골집에서 개와 고양이를 기른다. 그 중 고양이 찡찡이와 개 마루는 버려진 동물들이다. 도시인들이 너무도 쉽게 버리고 홀대하는 유기견 유기묘를, 청와대 고위공직자 출신의 문재인이 거두어 기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 가여운 동물들을 늘 쓰다듬어주고 직접 사료도 챙겨준다. 함께 산책을 다니는 모습이 여러 번 노출되기도 했다.

 

 

식물에 대한 사랑도 애틋하다. 그의 아내 김정숙은 한 인터뷰에서 문재인이 기르던 감나무와의 일화를 다음과 같이 서술하기도 했다.

 

 

예전에 부산에 살 때 마당에 열매를 맺지 못하는 감나무가 있었어요. 제 입장에선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도 못마땅한데 그 주변에 야생화를 심어놓으면 다 죽어버리는 거에요. 그래서 올해에도 열매를 맺지 못하면 감나무를 없애는 게 낭을 것 같다고 남편에게 말했죠. 그랬더니 그때부터 남편은 아침저녁으로 감나무 앞에서 시간을 보내더군요. 그리고 그해 가을 감나무에 거짓말처럼 탐스러운 단감이 열렸어요.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편이 감나무와 매일 대화하고 쓰다듬고 안아주었다고 하더군요. 사랑한다, 건강해라, 잘 살아야 한다, 우리는 너와 헤어지기 시맇다 등. 남편의 관심과 정성이 감나무에게 전해진 셈이죠.

 

 

참, 따뜻한 사람이다. 어떻게 사람에게나, 동물에게나, 식물에게나 이토록 한결같이 애정을 가지고 살아올 수가 있을까. 그는 양산 시골집에서 지낼 때 채소도 가꾸고 나무도 손질했다. 야생화 보는것은 그가 특별히 좋아하는 취미 활동이었다. 살아있는 모든 것에 따뜻한 눈빛을 보내고 애정을 쏟는 사람. 농부의 순박한 품성을 가진이가 바로 문재인이다.

 

 

문재인은 어떻게 이렇게 생명있는 것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과 사랑을 간직하며 살 수 있었걸까. 아마도 그가 받은 사랑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기에 이러한 태도가 가능한게 아닐까 싶다. 그의 트위터를 보면 유독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사실 별로 고마울만한 내용도 아니다. 그런데 그는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고맙습니다라고 말한다. 응원을 해줘서 고맙고, 위로를 받아 고맙다고 한다. 자신이 받은 사랑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기억해 두었다가 마음을 표현하는 사람. 그러한 그의 태도는 많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고, 적대적인 사람마저도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을 지녔다.

 

 

저의 대선 슬로건을 사람이 먼저다로 정했습니다. 이념보다, 성공보다, 권력보다, 개발보다, 성장보다, 집안보다, 학력보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만들어보자는 거죠. 가슴이 뛰지 않습니까? 슬로건이 우리를 이끌고, 시대를 이끌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지난 18대 대선에 출마하면서 그가 남긴 트위터 멘션이다. 문재인은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고자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비록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패배를 인정했지만, 그렇다고 그가 품고 살아온 사람이 먼저인 세상의 가치가 희석된 것은 아닐 것이다. 그가 누구이든 간에 동등한 대우를 받고, 사람과 사람으로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믿는 사람. 불의에는 타협하지 않으면서 끝까지 인간에 대한 예의를 잃지 않는 사람. 낮은 자에게 희망이 되었고 여전히 희망이 되어주는 사람. 문재인 같은 남자를 이 나라의 정치인으로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