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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붕극복실/어떡하지, 너?

한비야, 좋아하는것이 뭔지 모르겠는 당신에게

by 김핸디 2012. 11. 26.


고민

제가 뭘 원하는지, 어느 길로 가야 좋을지를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면 제 길을 찾을 수 있을까요.


상담

내가 진정으로 무슨일이 하고 싶은가를 알려면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아는 것이 순서다. 그러려면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 친구를 새로 사귈 때 그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자기 자신과도 잘 사귀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물론 일기다. 글로 마음을 정리하면서 내 안의 나와 쉽게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우표 붙인 정식 편지를 보내는 것도 내가 오랫동안 애용해온 방법이다.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것도 아주 좋다. 자연과 만나면서 혹은 일상이 아닌 상황과 사람을 만나면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또 다른 나를 보는것은 괴롭고도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자기를 만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일이다. 내 마음이 나에게 무슨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지를 늘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종교가 있는 사람이라면 신의 목소리, 없는 사람은 우주의 소리라고 부르는 그것이 우리에게 늘 힌트와 메시지와 힘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당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생각해보자. 그 일이 아주 엉뚱한 것일 수도,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을 수도, 혹은 흔히 말하는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제외시켜놓은 것도 있을 수 있다. 내가 도대체 뭘 하고 싶은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을 거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완벽한 지도를 가져야 길을 떠날 수 이는건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다. 


위대한 성인이나 비범한 사람들이야 가야 할 길이 시작부터 끝까지 뚜렷이 보이겠지만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하나의 길이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다음 길이 보이는 거니까. 하찮은 일이라도 좋다. 원래 하려고 했던 일과 거리가 먼 것처럼 보여도 좋다. 지금 이 순간,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는 그 일을 시작하는 거다. 그러면 그 길이 다른 길로, 그 다른 길이 다음 길로 이어져 마침내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나는 그렇다고 굴뚝같이 믿는다. 항상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있다면 말이다.


- 한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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