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하세요.
가슴 뛰는 일을 하세요.
내 인생을 걸만한 가치있는 일을 하세요.
명사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합니다. 하고싶은 일을 하세요. 그리고 그것에 매진하세요. 그렇지만 그 명사들에게 가장 많이 쏟아지는 질문은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와 '어떻게 하면 하고싶은일을 찾을 수 있죠?' 입니다.
우리는 왜 내가 하고싶은 일을 모르는걸까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을까요?
김어준은 '좋아하는 일을 하라' 는 요구에 대해 이렇게 항변합니다.
청춘에 해당하는, 생물학적 나이로 20,30대들은 뭘 하려고 해도 자원이 없고 경험이 없고 스스로 뭘 잘하는지 모르고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도 잘 모르는데, 어떻게 한 가지 목표를 세워서 매진하고 열정을 다하고 한계를 극복해서 일하라고 하죠?
2~30대는 원래가 스스로 뭘 잘하는지 모르는 존재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는 이어서 하나의 연구결과를 들려줍니다.
세계 각지에서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40대에 대해 연구를 했어요.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아무리 찾아봐도 공통점이 없었어요. 나중에 발견된 것이 뭐냐, 그들이 20대에 했던 일들의 대부분이 40대에 하고 있는 일들과 거의 상관이 없더라는 겁니다. 대부분의 10대, 20대 혹은 30대에 그때그때 해보고 싶은 걸 닥치는 대로 했어요. 왜냐하면 실제로 해보기 전에는 자기가 그걸 좋아하는지 잘하는지 모르기 때문이지요. 자기는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해보면 생각과 다른 게 많거든요. 그런데 그럴 때마다 그냥 관뒀어요. 그리고 또 다시 자기 관심을 끄는 일을 찾아갔어요. 그렇게 이것저것 열심히 부딪쳐보니까 어느 순간 ‘어, 내가 이걸 잘하네, 생각보다 재미있네’ 하는 일을 우연히 발견한 겁니다. 그렇게 자기 마음에 드는 일을 발견하고, 재미있고 좋아서 그 일을 몇 년간 해보니 사람들이 알아주기 시작하는 겁니다. 절대다수는 아니에요. 많은 사람들의 공통점이 그렇더라는 겁니다. 그럴 수밖에 없지요. 10대, 20대 혹은 30대 초반까지도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면서도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는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뭔지 몰라요. 해본 게 별로 없으니까요. 근데 앞서 말한 이 사람들은 관두는걸 두려워하지 않았던 거예요. 새로 시작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고, 닥치는 대로 살았던 거지요.
결국, 2~30대에는 좋아하는것을 발견하고 매진하기 보다는 그 '좋아하는 것' 이 무엇인지, 내가 뭘 잘하는지, 끊임없이 시도하고 그것을 통해 배우기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하는 시기라는 겁니다. 이 말을 보면서 무릎을 탁 쳤습니다. 그런데 저를 포함해 20대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요? 다양한 경험이 아니라 해보지도 않고 일단 나에게 가장 잘 맞을 듯한 '직무' 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그 직무에 맞춰서 자격증을 따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인턴경험을 쌓습니다. 내가 더 잘하는게 있을지도 모르는데, 다양한 삶의 경험대신 하나의 직무에 맞춘 커리어를 준비합니다.
김어준은 이렇게 말합니다. '40대에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은 2,30대에 원하는것을 닥치는대로 했고 그만두는것과 새로운 시작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고. 결국 좋아하는 일을 찾는다는건 책상머리에서의 사색이 아니라, 적성검사라는 종이 한장이 아니라, 치열한 삶의 부딪침속에서 얻을 수 있는 귀한 가치였던 셈이지요.
개그맨 김국진도 남자의 자격에서 이런 말을 한적이 있습니다.
내 길일지 아닐지 모르더라도 한 번 가보세요. 아니면 돌아오면 되죠. 내 길이 아닌길도 있어요. 그래도 해봤으니까... 해보지 않고서는 내 길인지 아닌지 모르는것 같아요.
결국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알려면, 무엇을 잘하는지를 파악하려면, 일단 해보고 그것에서 경험을 통해 배울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찾으려면 모집단을 늘리면 됩니다. 쉽게 첫번에 들어맞으면 좋겠지만, 오디션에도 참여하고, 악기도 배워보고, 사업계획서도 써보고, 프리젠테이션도 하고, 서비스직도 해보고, 글도 쓰고 영상도 찍어보면 압니다. 내가 어떤 인간인지, 뭘 잘하는지, 무얼 좋아하는지.
이 길이 아니면 돌아오면 됩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 아닐땐 과감하게 등을 돌릴 수 있는 패기, 좋아하는 일을 찾는데 드는 비용은 그것 뿐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찾고 싶으세요? 쫄지말고 과감하게 마음속에 떠오르는 '해보고싶다' 라는 일이 있으면 해 보세요.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현실이 이렇다 해도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는 길은 다양한 체험 뿐이다. 피카소 옆에 스케치북이 없었거나 모차르트에게 피아노가 없었다면 지극히 평범하게 삶을 마감했을지도 모른다. 기회를 찾지 않고 기회를 잡을 수는 없는 법이다.
- 박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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