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12가지 좌우명이 있다. 무슨 좌우명이 12개씩이나 되냐, 라고 딴지를 걸수도 있겠지만, 귀 담아 들을 말이 많은데 어쩌란 말인가. 사실은 120개의 좌우명을 만들 수도 있을 나지만, 압축하여 12개 정도를 소개할까 한다. 그러니까 이것은 곧, 멘탈갑 12정신!
1.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
- 니체의 말. 대학교 4학년 시절, 폭풍과제에 임하며 '존버정신' 으로 견딜 때 항상 마음에 품었던 말이다. 진짜 죽겠다, 싶을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이 지나고나면 이전의 나보다 훨씬 강해진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힘들때마다 니체 선생의 말을 상기해보자.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
2. 할까 말까 고민되면 무조건 해라
- 한비야의 말. 심리학자 대니얼 길버트 역시, '저지른 행동에 대한 후회는 하지않은 행동에 대한 후회보다 훨씬 짧다' 라는 말로 이 말의 신빙성을 증명해 주었다. 할까, 라는 생각만 들면 무조건 해라. 삶은 우연이고, 움직이는 자에게 그 기회는 열린다.
3. 나라는 인간은 내가 한 선택의 누적분이다.
- 김어준의 말.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는 이 말을 2시간짜리 이야기로 풀어놓은 정수다. 나는 무슨 경우에도 '어쩔 수 없었어' 라는 말을 하지도, 믿지도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쩔 수 없는건 없다. 알게 모르게 내가 선택한거고, 그러면 그것에 따르는 책임은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그게 어른이다.
4.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건 없지만 이 안에서 뭔가가 이만큼 키가 컸을거야.
- 황메리의 말. 이 말이 아니었으면 나는 책을 읽지 못했을거다. 보이는 성과에만 집착하면 사람은 돌아버린다. 그리고 결국엔 '자기가 이루려던 것이 아닌' 것들만 가지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나는 '눈앞에 보이는건 없지만' 뭔가 이만큼 자라고 있을 내 내면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은유가 담긴 영화를 보는 일들. 내면의 성장을 중요하게 지켜갈 수 있는, 흔들릴 때마다 나를 잡아줄 수 있는, 그런 말이다.
5. 부끄러운건 잠깐이야.
- 황메리의 말. 보급용으로 '쪽팔린건 잠깐이야' 가 있다. 이 말과 어울릴 수 있는 말로는 '한번 보고 말 사람들' 이 있으니 기억해 둘 것. 살다보면 이 말이 꼭 필요한 순간들이 있다. 배고파 죽겠는데 혼자 밥 먹는게 민망 스럽다거나, 나를 행복하게 하는 펌프를 하러갔을때 주변에 10대들이 많다거나, 하는 순간들. 하지만 쪽팔린건 잠깐이고 만족감과 행복은 오래간다. 나는 늘 이 말을 떠올리며 '본능' 에 충실하고자 노력한다. '내가 즐겁게 하겠다는데, 뭐? 부끄러운건 잠깐이야!'
6. 하늘은 기댈 수 있는곳이 아니다.
- 박원순의 말. 정확한 워딩은 이렇다. '혼자 용빼는 재주갖고 하늘로 올라가면 뭐합니까. 하늘은 기댈 수 있는 곳이 아닌데.' 세상을 사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높이, 높이 올라서 혼자 사람들을 내려보며 사는 삶과 낮은 곳에서 기대며 혹은 연대하며 사는 삶. 모두가 하늘이 좋다고 말한다. 그곳에 가야 행복할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박원순의 말마따나 하늘은 높은곳일지 몰라도 기댈 수 있는곳이 아니다. 그리고 나는 관계가 없는 행복을 상상할 수가 없다. 여기, 있는 그 자리에서, 사람들과 나누며 조금씩 견디며 사는 삶. 나는 그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분명, 훨씬 더 행복한,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것이라고 믿는다.
7. 말이 씨가 된다.
- 속담. 하지만 심리학적으로도 입증된 말. 반복하는것은 무엇이든지 뇌에 각인이 된다. 그리고 뇌는 실제와 가상을 구분하지 못한다. 책상을 들어올리는 상상만으로도 근력이 늘어나고,(kbs다큐 <마음> 실험결과) 나을 거라고 믿으면 정말 나아버리고,(플라시보 효과), 바쁜척만 해도 정말 바빠진다는데(일본의 어느식당 사례) 앞으로 잘 될 거라고, 좋은 사람을 만날거라고, 풍족하게 누리면서 나누며 살거라고, 말이라도 왜 못하는가. 나는 개뿔없을 때부터 끊임없이 스스로의 장점에 주목했고 그것을 주변 친구들에게 늘 강조하고 다녔다. 그리고 그 뿌려놓은 씨는 지금도 자라고 있는 중이라고 확신한다. 지금 당장, 그 놈의 말뽄새부터 고치자. 멘탈갑은 긍정과 희망의 말을 한다. 그리고 반복되는 그 말은, 놀랍게도 어떤 힘을 발휘하여 스스로의 모습을 만들어 갈 것이다.
8. 적어도 실패는 시작하지 않은 것보다는 많은 것을 남길 수 있는 법이다.
- 한국인 최초 WHO(세계보건기구) 의장이었던 이종욱의 말. 그렇다! 실패는 적어도 있었던 자리에서 몇 걸음이나마 나아갔을 때 가능한 결과이다. 목표점에 도달하진 못했을지라도 움직였다는 사실만으로, 어떻게든 무언가가 남는다. 나는 언론고시를 준비하다 때려쳤지만 그 때 작문 스터디를 했던게 생각의 확장에 도움을 주었고, 퀴즈쇼에 나가서 떨어졌지만 그 때 방송 카메라 앞에섰던 경험은 지금도 웃음이 나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실패는 부끄러운게 아니다. 실패할까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래서 뒤돌아봤을때 아무것도 그린것이 없는, 그런 공허한 삶이 진짜 부끄러운 것이다.
9. 감사하는 영혼은 누구도 뒤흔들지 못한다.
- 조정민의 말. 예전에 어떤 신부님의 이야기를 읽은적이 있다. 그를 미워하는 사람들이 그를 가두었으나 결코 굴복시킬 수 없었다고. 왜냐하면 그는 사형을 시킨다고 하면 순교의 기쁨에 감사했고, 고문을 하면 예수님의 고통을 나눈다고 감사했다나 뭐라나. 꼭 그처럼 특별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늘 감사하는 사람은 힘이 세다. 심리학에 대해서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느끼는것은 하나다. 낙관주의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웃고, 비관주의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인상을 쓴다는 것. 감사는 낙관을 키우는 가장 좋은 생활태도이며, 스스로의 삶을 통제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확실한건, 경험상으로 감사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좋은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10. 쫄지마!
- 김어준의 말. 셰익스피어는 이런 말을 했다. '겁쟁이는 여러번 죽는다. 하지만 용감한자는 한 번 죽을 뿐이다.' 무슨 말이냐하면 이런거다. 겁쟁이는 실제로 어떤일이 닥치기전에 지레 겁을 먹는다. 그리고 그 겁먹음은 불행한 일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용감한자는 당당하다. 그도 언젠가는 죽겠지만 그가 죽을때는 오로지 정말로 죽을 때, 한번뿐이다. 그래서 용감한자는 한 번 죽지만, 겁쟁이는 여러번 죽는다. 우리는 모두 '쫄지마!' 정신을 내면화해야 한다. 사실, 세상에 쫄만한 일은 없다. 내 목숨을 내놓는것도 아니고, 최선을 다하고서 '아니면 말고' 하고 돌아서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누구나 타고난 담력이 있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스스로를 세뇌시켜야 한다. 쫄지 말라고, 별 거 아니라고.
11. 당신앞에 있는것과 당신뒤에 있는것은 당신안에 있는것과 비교되지 않는다.
- 간디의 말. 심리학자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하는 '자존감' 과 궤를 같이한다. 세상은 '무엇을 가졌는지를' 강조하지만, 언제나 진짜 중요한것은 무엇을 가졌는가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가' 이다.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고, 장미는 코스모스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내 속의 나를 들여다보자. 내가 어떤 사람인가에 주목하기 시작하면, 남들의 시선따위는 박민규 말마따나 '조까라 마이싱' 이다.
12. 인생은 비정규직이다.
- 김어준의 말. 인생은 우연이다. 역사도 우연이다. 그러나 우연이라고 하기에 뭔가 찝찝한 인간들은 억지로 필연을 창조해냈다. 열심히 일하면 성공한다, 와 같은. 하지만 개소리다. 베짱이는 한 두명 성공할지 몰라도, 개미는 계속 개미로 사는게 인생사다. 그런데도 우리는 끊임없이 내 삶을 안정적으로 만들기위해 노력한다. 저축, 연봉 얼마의 직장, 재테크, 자기 집 장만. 하지만 적금 만기 다되서 교통사고 나면 어쩔건데? 부정적인 시각이 아니라 불확실성과 우연이 남발하는게 인생이라는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하여, 우리는 불안을 없애기보다는 지금 당장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인생은 비정규직이다! 를 쿨하게 인정하고 들어가는 순간, 눈 앞에 펼쳐지는 무수한 기회에 호기심이 가고 움직이게 된다. 내것을 움켜쥐기 보다는 나누어줄 수 있을 때 나누어주게 된다. 뼈를 묻겠다하고 올인하기보다는 균형있는 포트폴리오를 짜게 된다. 삶에 보장같은 건 없다. 순간순간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만이 진짜 제대로 된 인생을 사는 길이다. 카르페 디엠이 진부하다고? 반복되어 강조되는 것은 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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