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해주세요. 오늘, 멘탈갑 연구소의 이름으로 첫 계약을 마쳤습니다. ^_^
무슨 계약인지 궁금하시나요? 궁금하면 500원... 은 헛소리고, 기다려 주시길. 차차 알게 되실겁니다. 미리 떠벌리기 보다는 결과물로 한번에 보여드리고 싶어요.(굳은 다짐의 일자입술)
여튼, 이렇게 계약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노라니 뭔가 마음이 설레면서도 뭉클하고 그러네요. 이런 인생, 이런 삶, 저도 계획하거나 예측하지 못했었거든요. 왠지 제 삶을 한번쯤은 되돌아보고 싶은 날입니다. 제목은 '김소장의 영광과 요욕의 세월' 이라고 해두죠.
(스크롤압박이 있을것 같으니까 왠만한분들은 그냥 스킵해주세요. 하지만 저를 아끼고 사랑하신다면...)
그러니까, 저는 고등학교때까진 이랬습니다. 나름 화려했어요. 중학교때는 반에서 5등안에 드는 부반장이었고, (뭐 그 부반장이 청소년드라마의 부반장 이미지는 아니었습니다만...), 영화감독을 꿈꾸면서 영화잡지를 탐독하고 비디오가게의 왠만한 비디오는 다 섭렵한 씨네키드였으며, 학원도 다니지 않고 연합고사를 준비해서 비평준화 고등학교에 당당하게 합격한 '집안의 자랑이자 Hope' 였었지요.
고등학교때도 괜찮았습니다. 비록, 비평준화를 감안하더래도 뒤에서 세는게 빠를 정도의 성적과 '우리반 요주의 인물' 로 담임선생님의 집중케어를 받는 떠들썩함의 아이콘이긴 했지만.... 장기자랑이나 축제때 늘 앞에서며 주목받는 인물이었고, 덕분에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꽤 많았으니까요. 공부를 잘하진 않았어도 선택과 집중으로 원하는 대학 원하는 과에 합격까지 했으니 꽤 성공적인 입학과 졸업이었던 셈입니다.....
만 대학 때부터 오욕의 세월이 점철 되었지요. 저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아웃사이더였습니다. 집도 멀고, 종교상의 이유로 술도 안먹어서 신입생을 위한 모든 모임에 '참석거부' 의사를 밝히다보니 결국 주위에 아무도 없더군요. 찌질했죠. 혼자 밥을 먹은적도 많았어요. 고등학교땐 친구들 사이의 중심이었던 내가 이렇게 외로워지다니... 정말 학교에 다니기 싫었지요.
그래서 휴학도 3번씩 하고, 방황의 시기를 많이 보냈습니다. 하지만 잃는게 있으면 언제나 얻는것도 있더군요. 친구가 없어서 외로웠던 시기에 저는 책을 만났습니다. 도서관 서고에 쳐박혀있었지요. 하루에 3권씩 읽은적도 있었습니다. 배우는게 재미있었고, '앎의 재미' 가 그 힘든 시기에 저를 붙들어 준 지푸라기였어요.
사실, 자존심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동기애들 두 세명빼고 나 아무도 모르는데, 졸업까지 찌질하게하면 안 되겠다 싶었던거죠. 그래서 책 많이 읽고, 영어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스펙이라기보다는 그거라도 해야 내 무너진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을것 같았어요. 마지막 4학년, 영어성적 최상. 평점 4.3등으로 비로소 열등감을 회복해 나갔습니다.
취업준비를 시작했죠. 인터넷서점에 입사하고 싶었는데, 시작하자마자 바로 모 서점에서 서류합격을 하고 면접을 보러갔어요. 이제부터 내 인생은 장미빛이겠다 싶었죠. 그런데 너무 떨어서 떨어졌습니다. 상심이 컸지만, 처음이기에 좌절하지 않았지요. 그러나 그 후 부터 시작된 서류낙방의 파노라마. 학점도 높고 영어성적도 높은데 왜 떨어지는거야! 라고 울부짖었지만 다들 너무 잘났었습니다.
혼자 하니까 자꾸 떨어져서 취업스터디를 했습니다. 하루만에 에이스로 등극했어요. 책도 많이 읽었고, 발표 경험도 많았으니까. 그렇게 일주일을 하다가 모 기업의 인턴으로 입사를 하게 됐습니다. 오예. 이제야 좀 숨통이 트이는구나. 하지만 인턴이라는게 참... 뻔하더군요. 그러면 안되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턴보다 나아보이는 정직원이 없구만!' 반쯤 오만함이었고, 반쯤은 사실이었어요. 인턴 PT 발표가 있었는데 직원들이 '우리보다 훨씬 낫다' 라는 평가를 해 주었으니까요. (빈말이 아니었습니다!)
어쨌든... 그러나 저러나 그들은 직원이었고 저는 정규직 전환이 보장되지 않은 인턴. 그래서 일찍 관뒀습니다. 그리고 또 이어지는 오욕의 세월. 서류 떨어지고 면접 떨어지고... 영어성적이나 학점이 부족하면 '그 탓이겠구나' 라도 하겠는데, 갖춰놓고 떨어지니까 '내 자신' 으로밖에 탓을 할 수가 없었어요. 난 잉여인간이야. 아웃사이더에서 잉여로 전락했구나. 매일같이 그랬지요. 세상 다 망해버려라. 지진나라. 내가 뭐가 부족해서. 아니야, 나 때문이야. 난 희망이 없어.
(... 이런 젠장 몰입하러 쓰다보니, 알바하러 갈 시간이네요. 생계를 위해 일단은 알바왕으로 변신. 다녀와서 마무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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