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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붕극복실/어떡하지, 너?

강신주, 고독에 몸부림치는 당신에게

by 김핸디 2012. 11. 5.



고민


고독해요. 인생의 의미가 뭔지 모르겠어요.


상담


사는게 뭘까? 라는 오만한 질문 하지마세요. 헷갈릴때는 감각에만 집중하면 되거든요.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 이것만 표현하시면 되는거에요. 


고독은요, 이런거에요. 창가에 앉아서 음악틀어놓고 아메리카노 한잔 들고 창밖 풍경을 바라보는 거, 이게 고독한 상태거든요. 고독이 좋을수도 있어요. 모든걸 풍경으로만 보니까, 내 앞에서 비난하는 사람도 풍경처럼 지나치니까 상처받을일이 없거든요. 


그렇지만 고독을 벗어나고자 한다면  지금 풍경으로만 바라보고 있는 그 창문을 깨야돼요. 비 바람이 들어치면 고독할래야 고독할 수가 없거든요. 어린아이는요. 고독할 수가 없어요. 세상이 모두 친군데 어떻게 고독해요. 솔방울보면 뛰어가서 만지고, 개미굴 들여다봐야 하는데, 어떻게 고독할 수가 있어요? 그런데 어른은 솔방울을 보면서 그냥 '솔방울인갑네' 하고 지나쳐버리거든요. 바깥 세계와의 단절이 일어난 상태에요. 


결국 고독의 정체는 몰입할게 없는거에요. 사랑하는게 없는거지요. 내앞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과 사람을 풍경으로만 봐요. 만질려고도 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고독한거에요. 세계와 불화가 일어난 상태거든요. 고독을 벗어나려면 몰입해야돼요. 풍경으로만 스치는게 아니라 들어가고 싶고, 만지고 싶고, 주목하고 싶어야 돼요.


사람의 몰입을 높이는건 여러가지가 있어요. 술, 춤, 연애... 권력은 고독을 강요하거든요. 일해야 하니까. 사람들이 단풍든다고 그거 들여다보고 있으면 일을 하겠어요, 못하지. 그래서 사회는 어른에게 고독을 강요해요. 모든걸 풍경으로 보고 지나쳐버리기를 원하는 거죠. 그런데 이거 저항해야돼요. 


학창시절에 교과서 밑에 깔고보던 책 있죠. 그 재미와 몰입을 회복하셔야 해요. 여러분은 모두 텍스트만 보게끔 되어있거든요. 나를 밀어내는 책을 향해서 억지로 다가가려고 하는게 우리들의 모습이에요. 하지만 텍스트가 아니라 여러분을 즐겁게 하는 그 일을 찾아서 몰두하면 되요. 어른은 '내가 어디있는지' 아는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몰입해서 '나를 잊어버리는' 경험을 해야돼요. 그래야 고독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