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따뜻하다. 추워죽겠는데 뭔 소리냐고 할지 모르지만, 모든 부재는 존재를 강하게 드러내는 법. 날씨가 추워질수록(온기가 없을수록) 실내에 온기를 느끼고 기분이 좋아진다. 버스 안이 따뜻하고, 지금 내가 이글을 쓰고있는 집안이 따뜻하고, 사무실이 따뜻하고, 식당이 따뜻하니 어찌 감사하지 아니한가. 지금 이 순간, 엉덩이가 뜨근한게, 정말 좋다.
2. 한 몫 챙겼다. 할로윈이랍시고, 삼지창을 들고 센터를 돌아다니며 사탕을 갈취했다. 내가 가져간 호박바구니에 과자랑 초코바등을 담아서 주고, 주는만큼 또 받았다. 어떤분은 마카롱을 주셨고, 어떤분은 오예스를 주셨으며, 어떤분은 에이스를 주셨다. 한바퀴 돌고나니 퍼준만큼 가득 채워진 호박바구니는 어찌나 나를 뿌듯하게 하던지. 이걸 핑계삼아 웃고 떠들던 순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서 참 행복한 10월의 마지막 밤이다.
3. 가방이 생겼다. 집에 와보니 동생이 백팩을 하나 사놓은 것이다. 소유권은 동생에게 있지만, 자매사이에 동생것은 곧 내것이 아니던가. 어화둥둥 사랑스러운 내 동생. 동생이 한눈파는 사이에 새 백팩을 매고 신나게 도서관에 가서 가방이 터지도록 책을 담는 상상을 해본다. 으헝헝헝!
4. 바스 카스트의 <선택의 조건>. 오늘 발견한 명저다. 나는 매일매일 좋은 책을 읽으며 살아가지만, 가끔 이렇게 기대치못한 대박을 만나면 좋아서 어쩔줄을 모르겠다. 독일의 저널리스트 바스 카스트는 우리가 더 나아진 조건속에서 살아가면서도 왜 행복하지 못한지, 무엇이 행복을 가로막고 어떻게하면 좀 더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는지를 읽기 쉬운 필체로 전하고 있다. 대니얼 길버트의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와 통하는 맥락이 있는게 멘탈갑 트레이닝 행복편의 소스로 아주 딱인 도서. 맛있게 소화하고 포스팅해야지. 좋은 책을 만나는것은 언제나 설레고 즐겁다. 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