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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탐사실/만원의 행복

[멘탈갑연구소 추천도서] 인권감수성을 풍부하게 하는 책

by 김핸디 2012. 10. 19.

 

 

어떤 사람이 되고싶으세요? 그리고, 어떤 사람으로 늙어가고 싶으세요? 저는 절대로 천박하게 늙고 싶지 않습니다. 천박함이란 한 마디로 이런거죠.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것. 그 사람이 아무리 돈이 많고 지위가 높아도 약자에게 강하면서 강자에게만 약하다면 그건 천박한 겁니다. 그리고 이런 천박성은 '인권감수성'의 부재에서 온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소설 구절중에 이런말이 있습니다. '사람을 공평하게 대하는 사람에게는 기가 죽는 법이다.' 사람위에 사람없고, 사람밑에 사람 없습니다. 우리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삽니다. 대부분은 쉽게 눈에 보여서 알아챌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은 보이지 않기에 잊어버리기가 쉽지요. 하지만 언제나 우리와 함께 존재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주위에 없다고 지나치지 말고 책으로 만나보세요. 이달의 멘탈갑 연구소 추천도서. 사회적 약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인권감수성을 풍부하게 하는 책> 입니다.

 

 

 

 

십시일반, 사이시옷

 

여러명의 작가들이 인권에 대해 그린 만화들을 모아놓은 책입니다. 십시일반이 먼저 나왔고, 사이시옷은 십시일반의 2권쯤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인권 이라고 하면 어렵게 생각하기가 쉬운데 만화로 먼저 접해보시기 바랍니다. 짧은 만화를 한편씩 보고나면 그때마다 생각이 깊어지실 겁니다. 이 책과 함께 박찬욱, 임순례 감독등이 참여한 <여섯개의 시선> 이라는 영화도 추천해 드립니다. 

 

불편해도 괜찮아

 

검사를 거쳐 지금은 법대 교수로 있는 김두식씨가 쓴 인권에 대한 에세이입니다. 영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으며, 그래서인지 읽기에도 재밌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억압된 채 지내는 10대, 아직도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 장애인에 대해 가능성보다는 부족함에 주목하는 이 세상에서 여러분은 불편함을 느끼시나요? 아니면 그 차별이 익숙하시나요? 타성에 젖은 우리의 삶에 '아는 것이 희망' 임을 느끼게 하는 김두식의 이야기들을 이 가을, 만나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도가니

 

너무도 유명한 공지영의 소설이죠. '진실의 유일한 단점은 게으르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두 갈래의 사회적 약자가 나옵니다. 하는 표현할 수 없다는 이유로 억압당하고 짓밟히는 청각 장애인들이고, 다른 하나는 공공연히 불이익을 무기로 삼는 사회기득권층앞에 선 강인호라는 인물입니다. 보지않고 모른채 넘어가면 편하지만, 나의 무관심속에 나와 같은 시대를 사는 어떤 사람들은 철저히 좌절속에 신음하고 있다는 사실. 책을 보면서 마음에 아픈 찔림을 받기를, 그래서 조금씩 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당신은 장애를 아는가

 

오늘 소개해드리는 책 중에서 가장 어렵고, 또 무거운 책입니다. 하지만 읽었을 때 괴로운 책이야말로 가장 좋은 책이기도 하죠.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내용은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평등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것은 비장애인의 몫이다' 라는 점이었습니다. 흔히 평등을 말할 때 '절대적 평등' 을 이야기하기가 쉬운데, 성인과 아이가 팔씨름을 하면서 모두 5개의 손가락을 사용하는 것은 결코 평등한 게임이 아니죠. 그런면에서 비장애인이 장애인과 평등한 삶을 살기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읽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읽어보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

 

노동자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기름때 묻은 옷에, 과격한 이미지? 저도 이 책을 읽기전까지는 그런 편견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사실 모두가 노동자이죠. 임금을 받고 일하는 모든 사람은 노동자이니까요. 유럽에는 정규 교육과정에 모의 노사협의가 있다고 합니다. 이런 교육은 스스로를 노동자로 인식하게하죠. 한편,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보면 높은 계층의 발레단장이 빌리와 함께 면접을 보러온 광산 노동자 빌리 아버지의 파업을 격려하는 장면이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 노동자와 파업은 어떤 이미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나요? 책을 통해 스스로를 거부하고 있는 편견의 껍질을 깨고, 보다 더불어 사는 사회를 지향하는 시선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