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입니다. 어느새 2012 년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네요. 늘 그렇듯 2012년의 끝자락에서 한 해의 결산을 해볼까합니다. 첫번째 테마는 저를 행복하게 만들었던 영화 Best 5 입니다. 제 개인적인 감상이니, 참고를 해 주시고, 각자가 좋았던 영화를 저에게 추천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유령이 증인인 전대미문의 재판이 온다!"
멋진 악몽 / 미타니 코기 감독
생일 날 관람한 영화라서 더욱 더 기억에 남는 <멋진 악몽>. 저는 일본 특유의 독특한 상상력의 영화를 좋아하는데요. 미타니 코기 감독 역시 독특한 소재와 탄탄한 내러티브로 인정받는 작가감독이죠. <멋진 악몽>은 최근 줄줄이 패소만 거듭하는 변호사 호쇼 에미(후카츠 에리)가 살인사건의 증인으로 유령을 내세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유령따윈 없다' 고 강력히 믿는 검사캐릭터를 배치해 변호사와의 갈등을 유발하면서 내내 웃음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재판을 통해 아버지를 죽음으로 잃고 괴로워하는 변호사 호쇼 에미의 성장도 이 영화가 주는 감동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을 겪는 사람들에게 힐링시네마로서도 손색이 없을 작품. <멋진 악몽>을 올해의 Best 5 영화로 선정합니다.
"죽음을 앞둔 아내, 사실은 내가 아닌 다른 남자를 사랑했다?"
디센던트 / 알렉산더 페인 감독
나이가 들수록 멋진 조지 클루니. 그가 아내의 죽음을 앞둔 한 남자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디센던트>는 하와이에 거주하는 변호사 맷(조지 클루니)이 아내의 죽음 앞에서 그녀의 외도사실을 알고 번민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보이는 것' 과 '실제 사실' 의 차이를 부각시키는데 주목합니다. 남들이 보기에 마냥 좋을것만같은 하와이의 삶은, 맷에게는 의식불명의 아내를 돌보아야하는 지난한 사투이고, 한 가정의 아내로서의 역할을 묵묵히 해왔던것 같은 그의 아내는 사실은 다른 남자와 사랑했던 '잔혹한 진실' 을 숨기고 있었죠.
그러나, 좋게만 보이는일이 나빴다면, 나쁘게만 보이는 일 역시 '알고보면' 좋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아내가 사랑했던 남자를 뒤쫓으면서, 비로소 아내를 놓아주고 두 딸과 관계를 회복하는 맷. 뜻밖의 일에 놀라 당황하던 조지 클루니의 표정과 그가 그리는 맷의 삶을 따라가노라면 '어떠한 순간에도, 그것이 비록 예상치 못했지라도, 어떻게든 흘러 어딘가에 다다르게 된다' 라는 인생의 자명한 진리를 깨우칠 수 있는 영화입니다.
"매일 밤 12시, 다른 시대로 들어가는 문이 열린다."
미드나잇 인 파리 / 우디 앨런 감독
길(오웬 윌슨)은 약혼자와 떠난 파리여행이 지루하기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파리의 뒷골목에서 마차를 얻어타게 되고, 그 마차는 길을 1920년대의 파리로 데려다놓죠. 속물같은 여자친구와 가족들이 존재하는 현재의 파리가 아니라, 길이 선망하는 헤밍웨이, 스콧 피츠제럴드같은 작가들을 만나고 친분을 쌓을 수 있는 1920년대의 파리.
매일 밤 자정, 길은 시간여행을 통해 만난 작가들과 예술가들에게 빠져들고, 그곳에서 한 여자를 만나 사랑에도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황금시대는 '바로 지금 여기, 현재' 라고 말하는 우디 앨런 감독. 아름다운 파리의 풍경과, 그와 너무 잘 어울리는 ost 가 꼭 파리 여행을 다녀온 듯한 황홀경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 입니다.
"진리의 배트맨 시리즈 완결판!"
다크나이트 라이즈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스토리는 잘 기억에 안 납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던것은 똑똑히 기억에 남네요. 사실, 블록버스터 영화에 싫증을 느껴왔던 터라 이 영화도 별로 기대를 안했던게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오! 오! 오! 오! 명불허전 다크나이트 시리즈는 다르더군요. 이 영화를 보고와서 결국 다크나이트와 배트맨비긴즈 3부작을 복습해보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찬양하던 여름 밤.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있어서 유독 길었던 올 해 폭염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사랑도, 혁명도, 젊음의 특권이다"
강철대오 / 육상효 감독
최근에 봐서인지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작품입니다. 작품의 완성도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저에게는 지금도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보내게 될 '청춘' 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중국집 배달원으로 여대생을 짝사랑하게 된 대오.(김인권) 그는 짝사랑하는 여학생을 만나려다가 학생운동에 휘말리게 되고, 그 과정에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이 코믹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남들이 안될 것, 이라고 냉소한다는 점에서는 어쩌면 짝사랑과 혁명은 닮아있지요. 얼핏 어울리지 않으나, 묘하게 닿아있는 그 접점을 따뜻하게, 아주 따뜻하게 묘사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그 밖에도 제가 좋아하는 배우 에바 그린이 나왔던 파격적 스토리의 영화 <움>과, 어이없는 웃음을 그러나 사랑스런 미소를 짓게 만들었던 <미앤유앤에브리원>, 류승룡ㅋㅋㅋㅋㅋㅋㅋㅋ이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던 한국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자기 자신으로 살면 누군가는 알아주는거겠구나 싶은 감동을 이끌어냈던 <서칭 포 슈가맨>, 천만 흥행의 역사를 쓴 <광해>, 김근태 전 장관의 고문실화를 다룬 <남영동 1985>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좋은 작품을 만들어 준 감독과 배우들에게 감사를! 영화감독을 꿈꾼적 있었지만, 역시 영화는 극장에서 바라볼 때가 가장 행복한 것 같습니다. 올해도 어두컴컴한 극장에서 스크린을 마주하고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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