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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붕극복실/괜찮아 : 아포리즘

혜민스님, '실패는 이해를 넓힙니다'

by 김핸디 2012. 8. 10.

 

 

무조건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이 꼭 좋은 일만은 아닌 것 같아요.

모든 일이 자기 원하는 대로 쉽게 되면 게을러지고 교만해지며,

노력하지 않게 되고 다른 사람 어려움도 모르게 됩니다.

어쩌면 지금 내가 격는 어려움은 내 삶의 큰 가르침일지 모릅니다.

 

- 혜민스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中

 

 


 



 

실패와 어려움이 주는 교훈이 여럿 있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큰 건 '다른 사람 어려움을 이해하는 폭' 이 넓어진다는데에 있는 것 같아요. 살아오면서 두 번 정도 그렇게 철 든 적이 있었거든요. 첫 번째는 누구나 한번쯤은 찾아오기 마련인 가정경제의 부흥기에서 침체기로 접어들었을 때. 그리고 두 번째는 대학교 2학년 때 파리바게트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회적 무시를 처음 격었을 때.

 

처음엔 가정경제가 기우는것도 싫었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무시당하는것도 싫었어요. 근데, 그 경험이 다른 사람을 좀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더라고요. 돈 때문에 이렇게 힘들수도 있겠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한다고 대하지만, 상대는 기분 나쁠 수도 있겠다. 일종의 '역지사지' 가 그 시련과 좌절의 시간동안 이루어진 것이지요.

 

만약 제가 이런 경험을 격지 못했더라면, 돈으로 사람 무시하고, 사회적 지위로 사람을 무시하며 살았을수도 있겠다 싶어요. 부자로 태어나고 자라서, 부모님 빽으로 용돈걱정 취업걱정 같은거 하나 없이 살아왔으면, 참 되먹지도 않은 인간일 수도 있었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거지요. 그런 생각을 하면 합리화가 아니라, 정말로, 돈 때문에 고생한 거, 남한테 무시 당해본 게 참 귀한 경험이구나 싶습니다.

 

직접이든 간접이든 겪어 본 사람만이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것 같아요. 지금 조금 힘들더라도, '나라는 인간이 깊어지는 과정이구나' 라고 한 번 생각해보세요. 누구와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어느 누구의 아픔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야말로 세월이 지날수록 빛이나는, 진짜 존경스럽고 훌륭한 사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