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멘탈갑추구실/멘탈갑 리포트

[멘탈갑 리포트] ② '행복은 적금들 수 없어요" 민족정론지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

by 김핸디 2012. 7. 20.

 

멘탈갑 연구소는 제 2대 멘탈갑으로 민족정론지 딴지일보의 총수 김어준을 선정한다. 일개 연구소 소장이 총수를 다루다니, 조심스럽지만 어디까지나 멘탈갑 리포트는 '팬심' 이 발단되어 시작했다는 거 잊지마시고~ 자, 그럼 시작해보도록 하자.

 

(황메리에 대한 2탄은 어디갔느냐고 묻지마라. 황메리의 멘탈붕괴를 정리중인데, 그 양이 실로 방대하여 잠시 눈물을 머금고 중단해야만 했다.)

 

 

 

 

제 2대 멘탈갑,

민족정론지 딴지일보의 총수 김어준

 

프로필

덥수룩한 외모와는 달리 대학 졸업 후 포스코에 다녔던 '대기업형' 인재. 하지만, 타고난 본능을 숨길 수 없어서 회사를 때려치고 놀다가, 대한민국 최초의 패러디 언론 '딴지일보' 를 설립했다. 이후, 도인같은 외모와 통찰력있는 말빨로 방송가와 출판계에서 명성을 쌓았고, 늘 새로운것을 시작하는 그답게 기존의 미디어를 대안하는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를 내놓아 공전의 히트를 쳤다.

 

 

김어준이 멘탈갑인 이유 하나,

자유로움, 그리고 그에 따르는 책임

 

김어준은 무척 자유롭다. 어렸을때부터 부모님은 그를 방목하며 길렀다고 한다. 그가 결혼을 한다고 했을때, "누구랑?" 이 아니라 "언제?"를 먼저 물었다는 일화는 그의 가정환경(?)을 짐작케 한다. 그래서 인지 그는 스스로를 '동물이다' 라고 칭하면서 본능에 충실하고자 한다. 한비야는 할까 말까 하면 무조건 하고, 살까 말까 싶으면 사지말자 라고 말했다지만 김어준은 할까 말까 싶어도 하고 살까 말까 싶어도 산다. 아래는 그의 유명한 지름에 관한 일화다.

 

 

김어준, Boss 지름사건의 전말

제가 배낭여행을 갔다가 양복을 발견하는데 너무 멋진 겁니다. 거지 생활을 하고 있다가 양복이 있기에 들어가 봤더니 너무 멋진데? 거울에 비친 내가 너무 멋진데? 쟤를 두고 갈 수가 없는데? 그런데 양복 값이 130만 원이야. 수중에는 135만 원 정도. 남은 일정은 두 달. 이 양복을 사면 내가 아사하는 거지요. 그냥 나가야 마땅한데 거울 속의 내가 너무 멋진거예요. 걔를 두고 떠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앉아서 고민을 시작했어요. 만약 내가 지금 24살에 안 사고 34살에 돌아와서 이 양복을 사면, 내가 24살에 입어서 느꼈을 행복을 만회할 수 있나? 아니지요. 그 양복을 24살에 입어서 느꼈을 그 행복은 영원히 사라지는 거지요.

 

 

두 번째, 내가 만약 남은 60일간 하루 2만원씩 합리적으로 소비하면 오늘은 먹을 게 있고, 오늘은 잘 곳이 있고, 최소 경비가 있어서 굶어 죽지는 않는다. 쉴 곳은 있다. 그래서 느꼈을 자잘한 행복이 있겠지요. 그걸 다 합쳐. 6일 치를. 그럼 그게 내가 이 양복을 사서 느낄 벅찬 감동보다 더 클까? 아니다.

 

 

세 번째, '지금' 은 왔는데 60일은 아직 안 았잖아. 그래서 벌떡 일어나서 양복을 샀습니다. 그걸 입고 공원에서 노숙을 했습니다.


 

 

 

낯선 땅, 낯선 곳에서 여행경비를 모두 털어넣어서 지금의 행복을 사는 남자. 이 자유로움을 과연 범인들은 흉내나 낼 수 있을까. 하지만 그는 질렀다. 물론, 모두 그처럼 해야 하는게 행복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김어준은 자신이 양복을 샀을 때의 행복과 사지 않았을때의 행복을 비교할 줄 알았고, 그 과정에서 더 행복한것을 택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비교를 해보려고 하지도 않고, 비교를 한다해도 더 큰 행복보다는 안정성에 무게를 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떨 때 더 행복한지를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랬기에 스스로의 선택에 자유로울 수 있었다.

 

 

물론, 김어준이 진짜 멘탈갑인 이유는 이러한 자신의 선택에 따른 책임을 기꺼이 진다는데 있다. 김어준이 양복을 지른 후, 부모님께 전화해서 돈을 부쳐달라고 울먹였더라면 그는 그냥 찌질이요 보잘것 없는 청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선택했고, 스스로 그 선택에 책임을 졌다. 가진게 없었으므로 일단 노숙을 했고, 그 다음날 부터 보스를 입고 숙박업소의 삐끼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말끔한 차림이었던 덕에 그는 손님을 많이 모을 수 있었고, 여행 경비는 충당되고도 남았다고. 그는 무모한 행복의 선택의 결말을 다음과 같이 전한다. "제가 한 달 후에 프라하를 떠날 때, 매일 파티하고 잘 먹고 잘 쓰고, 그러고도 제 수중에 1,500만 원이 있었어요. 이 모든건 보스를 입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삶은 이렇듯 거침이 없다. 오지 않을 내일에 대해 미리 걱정하기 보다는, 순간의 행복에 집중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기꺼이 진다. 그가 전하는 행복에 대한 요지를 잠시 들어보도록 하자.

 


 

김어준의 행복론 '행복은 적금들 수가 없는 거예요'

 

보통, 사람들은 나중에 행복해질 거라고 얘기해요. 지금이 아니고 나중에요. 행복은 적금을 들 수가 없는 겁니다. 이걸 예치했다가 나중에 인출할 수가 없어요. 그때 행복은 고유한 겁니다. 24살에 행복하지 않으면 34살에는 24살의 행복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없어요. 지나갔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내일 할 수 있는 일을 오늘 하고 있지는 않은가. 내일 할 수 있는 일은 내일 하세요.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오늘 집중해서 하세요. 내일은 어떨지 몰라요. 과거는 절대 수정할 수 없고, 미래는 통제할 수 없지요. 현재를 상대하는 나의 태도만 결정할 수 있는 거지요. 그러니까 당장 해라, 뭐든지, 이 얘기입니다.

 

 

 인생은 선택과 그에 따른 '기회비용' 지불이다

 

한겨레에서 상담코너를 연재했을 때 그에게 어떤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대체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건가요?" 김어준은 명쾌했다. 하고싶은 거, 가고싶은 곳, 만나고 싶은 리스트를 쫘악 적어라. 그리고 해라, 가고, 만나라. 이어지는 질문 "회사를 다녀야 하는데 어떻게 짤리지 않고 갔다옵니까?" 라는 질문에도 그는 명쾌했다. 정말 가고싶어서 선택했으면 회사 짤리는걸 감수해야지, 책임은 본인의 몫이다. 가고싶은 것보다 짤리는게 걱정된다면? 안 가면 된다. 대신 가지 못하는 아쉬움에 대해서는 본인이 감수해야 한다.

 

김어준의 철학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거다. "네 멋대로 해라, 대신 책임은 꼭 져라." 우리 삶의 대부분의 문제는 선택을 해놓고 기회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는데서 온다는게 그의 통찰이다. 바람은 피고 싶은데 가정은 깨기 싫고, 회사는 다니기 싫은데 그만둘 용기는 없고, 사랑은 하는데 결혼하려니 조건이 걸리고... 이럴때마다 김어준은 선택하라고 말한다. 더 견딜 수 없는것을 버리고, 견딜 수 있는 쪽을 택하라. 조건이냐 사랑에서 고민된다면, 하나를 선택하고 대신 하나는 포기해라. 그게 그 선택에 대한 '기회비용' 이다.

 

 

지금 당장 행복해지길! 그렇기에는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하고, 뭘 좋아하는지 뭘 견딜 수 없는지 알아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김어준은 난 놈이니 그렇다고? 그렇다면 김어준을 부러워하지 말면 그만이다. 하지만 소장은 김어준이 부럽다. 김어준처럼 당당하고 싶다. 그래서 이 리포트를 작성하고 있는 것이다. 김어준은 청춘들에게 부디 '자기만의 가격표' 를 가지고 살라고 전한다.

 

 

 

행복한 사람이 훌륭한 사람


오늘의 요점은 자기만의 가격표를 매겨라, 그리고 그 가격표대로 세상을 살라는 것입니다. 사실은 자기만의 가격표를 가지고 산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거든요, 그럴 수 있는 사람은 대단히 용감한 사람이기도 하고, 그럴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정말로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이고, 그런 사람이 훌륭한 사람입니다.

 

 

행복한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김어준이야 말로 정말 훌륭한 사람이 아닐까. 훌륭해서가 아니라 행복한 그 남자 김어준을 멘탈갑으로 칭하고 싶다. 물론, 행복한 사람인 그가 훌륭한 사람이고 말고!

 

* 다음번에는 '김어준과 공감능력' 에 대한 리포트를 작성해 보도록 하겠다. 커밍 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