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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실

우울해지기는 너무 쉽다, 일상의 우울 극복하는 법.

by 김핸디 2012. 6. 13.

 

오. 마이. 갇! 


 

소장입니다. 어제 멘탈붕괴를 겪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겪어본 멘붕이었지요. 그래서 인지 여파는 더욱 컸습니다. 가슴이 콩닥콩닥 했다가, 조마조마 했다가, 허탈감도 들고, 자존감도 떨어지고, 괜히 심술나고, 억울하고. 스스로가 느낄 정도로 입이 축 나와서 하아 하고 깊은 한숨도 쉬어보는 하루였습니다.

 

그러고보니 정말 우울해지기는 쉽더군요. 그동안 그렇게 수많은 심리학책을 읽고, 한비야, 박원순과 같은 정신적 멘토들의 응원도 마음에 새기고, 힘이 나는 말들도 줄줄 꿸 정도로 알고 있었지만, 한 번 휘청거린 정신은 우울의 늪을 헤메게 되더라고요.

 

그렇지만, 제가 달리 소장이겠습니까. 붕괴도 빠르지만 재건도 빠른게 제 장점이죠. 그렇게 바닥까지 내려가서 헤엄을 친뒤, 땅짚고 다시 통 하고 튀어 올랐습니다. 어떻게요?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긴 합니다만, 우울증을 탈출하는데 하나의 팁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첫째, 멘붕 동지를 찾아라.

 

루시드폴의 명곡 <사람들은 즐겁다> 에 보면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나를 둘러싼,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즐겁다' 흔히 우울의 감정에 빠지면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쌍하고 불행해보이고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주변 사람들은 다 즐거워 보이죠. 하지만, 우리는 모두 고통의 무게를 견디고 삽니다. 나만큼, 나처럼, 하필 내가 멘붕 온 오늘, 괴로움속에서 허덕이는 사람들은 어딘가에는 꼭 있기 마련인것이죠. 저는 어제 운이 좋게도 상임고문님과 그 시기가 딱 맞아서, 서로의 멘붕상황을 털어놓으며 힘을 얻을 수가 있었습니다. 아 나만 이렇게 괴로운게 아니구나... 서로서로 공감을 하노라니 알 수없는 힘이 솟아 나더라고요.

 

물론, 이는 정말 운이 좋은 경우였죠.
가까운 지인이 이렇게 동시에 비슷한 멘붕상황을 겪기란 힘든 일이니까요.

 

그래서 만약 마땅한 멘붕 동지를 찾을 수 없다면, 인터넷 검색창에 자신의 멘붕원인을 넣고 검색해보기를 권합니다.

 

저는 유치하지만 아빠랑 싸우고 나서는 '아빠가 정말 싫다' 로 검색해보기도 하고, 면접에 떨어졌을땐 '면접 또 떨어졌다' 라고 검색해보기도 하거든요. 세상은 넓고 인터넷엔 정말 사람이 많아요. 그렇게 검색해보면 내 고민, 내 고통을 검색하면 나와 같이 힘들어 하고 있는 분명히 나옵니다.

 

최소한 10개 이상 나와 같은 좌절로 괴로워하고 있는 사람들의 글을 찬찬히 읽어보세요.

 

적어도, '그래 나만 힘든게 아니었어' 하는 위안은 얻으실 수 있을겁니다.

 

 

 

둘째, 나를 즐겁게 하라.

 

누가 저한테 좋아하는게 뭐냐고 물으면 '독서, 영화관람, 뮤지컬 감상' 이런식으로 말합니다.

 

실제로 매우 좋아하는 것이고요. 하지만 이건 엄연히 공식적인 취미이고, 제가 방에서 혼자 히히거리면서 탐닉하는건 사실 정말 유치하지만  '캠사진찍기, 드라마대사 녹음하기' 와 같은 자잘한 일이에요.(부끄)

 

좀 쪽팔리긴한데, 제가 정말 이런걸 좋아하거든요.

 

우울할때는 취미라고 부를 수 있는거 말고, 이런거, 어떻게보면 길티플레저라고 할 수 있는 재미를 찾아보는게 좋은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물론 정말 길티하다면, 아니아니 아니되오~) 정말 아무 생각안하고 순수하게 즐기며 빠져들 수 있는 재미거리요. 어제 우울해서 노트북 캠 켜서 혼자서 별의별 컨셉으로 사진도 찍고, 드라마 한 2편 보면서, 마음에 드는 대사 녹음해서 파일로 만들었거든요.

 

그랬더니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어, 이 셀카 마음에 들어! 어우, 이 대사 너무 주옥같애! 이러면서요.

 

누구에게나 취미 말고 취미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하면서 즐거운 기분이 드는게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그걸 하세요. 자신한테 그 '쓰잘데기 없어보이는' 일을 할 시간을 하루쯤 허락해 주세요.

 

이런걸 이렇게 틈틈이 하면서 살아갈 생각을 해 보면, 사는게 그리 힘들지만도 않아 보일 겁니다.

 

 

 

셋째, 힘 얻기

 

어제 아빠가 저한테 '소장님에게 기적이!' 라는 응원의 카톡을 보내왔어요. (저희 가족들은 저를 다 소장님이라고 부르거든요 ㅋㅋ) 그말을 들으니까, 우울하다가도 문득 힘이 나더라고요. 아, 아빠때문이라도 내가 이러고 있으면 안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에요. 물론, 저의 경우는 운이 좋았다고 말할 수 있겠죠. 아빠한테 내가 이래저래서 우울하다고 말을 한것도 아닌데, 때마침 응원을 보내온 경우였으니까요.

 

그러나, 방법은 있어요. 제가 여러분에게 권하고 싶은 방법은 자신이 받는 응원과 칭찬을 미리미리 다 저장해서 data base를 만들어 보시라는거에요. 저는 있거든요, 그런거. 아예, 컴퓨터에 <자긍심>이라는 폴더를 만들어놨어요. 거기보면 엑셀파일로 살면서 받아온 칭찬을 쫙 적어놓은게 있어요. 근데 생각보다 안 많아요. 그동안 너무 흘려보냈기 때문이겠지요. 요즘은 스마트폰 생겨서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더 편해졌어요. 친구들이 보내는 문자나 카톡에서 조금만 나를 칭찬해준다 싶으면 다 캡쳐해놓고,  '자긍심' 폴더에다가 모아놓고 있어요. 그리고, 우울할때마다 폴더에 있는 그 파일들을 쭉 봐요. 그럼 정말 힘이 많이 나요. 그래, 맞아, 나는 이런 사람이야. 되새기게 되거든요. 겸손이 미덕이라고는 하지만, 남한테 자랑할거 아니면 뭐 어때요. 내 스스로를 위해서는 좀 자뻑을 하며 살아도 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저는 이렇게 어제 찾아온 그 우울, 그림자도 없이 꽤 잘 극복했어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모두 각자의 방법을 가지고 있을테지만, 참고하셔도 좋을 듯 해요. 제가 가만보니까 세상의 모든것은 가만히 나두면 나쁜쪽으로 흐르는것 같아요. 운동하지 않으면퍼지기만 하고, 뭔가를 공부하지 않으면 어리석어지고, 양심에 귀기울지 않으면 스스럼없이 나쁜일을 하고,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소중한것들을 놓치고요. 감정도 마찬가지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노력하지 않으면 자꾸 부정적인 생각이 들고, 우울해지고 그러는것 같아요.

 

멘탈붕괴. 올해 최고의 유행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만큼 흔한 감정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모두의 방법으로 이걸 현명하게 이겨내셨으면 좋겠어요. 붕괴된 채로 내버려두기엔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쌓아올린 멘탈이 너무 소중하니까요.

 

우울증? 그게 뭔가요? 우걱우걱. 나를 가라앉히는, 그리고 나를 파괴시키는 부정적인 생각에 함몰되지 마세요. 이겨내려고 노력해보세요. 멘탈갑 연구소가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