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입니다.
아빠와 곱창에 소주를 한 잔 했습니다. 원래 부모님한테 힘들다라는 얘기는 잘 안하는 편인데, 오늘은 편안하게 '직장이라는걸 다녀보니까 너무 힘들다. 평생 이렇게 살라고 하면 절대로 못 살것 같다' 라며 하소연을 늘어놓았지요. 사실, 아빠가 '세상에 쉬운게 어딨냐' 라고 하실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조급해하지 말고, 니가 하고싶은거 찾아서 가라' 고 조용히 조언을 해주시더군요.
순간, 눈물이 핑- 하고 돌았습니다. 저희 아빠, 이런 분 아니셨거든요. 어렸을 땐 제가 울기라도 하면 달래주기 보다는 약해빠졌다고혼내는 분이었고, 대학다닐 때 알바하면서 힘든 기색이라도 보일라치면 '겨우 그것도 못하면 앞으로 뭘 할 수 있겠냐' 라고 질책하던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그런 아빠가, '사는게 다 그렇지' 라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일 줄 알았던 아빠가, '니가 하고싶은걸 찾아서 가라' 라고 말씀해 주시더라 이겁니다.
아빠도 나이들어보니, 가치관이 조금은 달라지신 걸까요. 아니면, 행여나 큰 딸 기 안죽이려고 따뜻한 말을 건네주시려 한 걸까요. 부녀가 기울였던 산사춘 한잔과 서로를 향한 응원은, 아직 쌀쌀한 이 계절에 봄을 느끼기에 충분한 따스함이었습니다. 부모님이 계셔서 참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님의 존재는,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나를 응원하는 두명의 든든한 후원군을 의미할테니까요.
조급해하지 말고, 니가 하고싶은거 찾아서 가라.
갑자기 마구 힘이 솟는듯한 기분입니다. 저는 커서 무엇이 될까요. 20대가 되어도, 30대가 되어서도, 40대가 된다해도, 멈추지 않고 하고싶은 일들을 찾아 그것을 열정적으로 이루며 살아야겠습니다. 지금은요? 물론,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자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멘탈갑 연구소 소장의 직무를 다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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