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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실

김소장의 10월 셀프 인터뷰,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

by 김핸디 2014. 10. 18.



오랜만이다. 그동안 어디갔었나.

- 어디 간 게 아니라... 집에 인터넷이 안 됐다. (웃음) 


지금은 되는가.

- 그러니까 이렇게 컴백(?)을 했지.


10월 셀프 인터뷰 제목을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고 정했다.

- 그건 하루키의 에세이집 제목이기도 한데, 난 솔직히 하루키가 정말 싫지만... 그 제목이 요즘의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 난 요즘 매일같이 달리기를 하고 있거든.


뜬금없이 왠 달리기인가.

- 사람 때문이다. 나는 주변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 회사에 마라톤 완주를 하신 대리님이 있다. 그 대리님이 너무 멋있어보여서 가르쳐달라고 졸랐다. 물론 내가 마라톤 완주를 하는 일은, 내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는 것 이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웃음)... 그래도 요즘은 하루에 30분 이상씩 달리기를 꾸준히 하고 있다. 아, 물론 걷기를 병행한 달리기!


달리기가 재미있나.

- 재미있다. 일단 아무 생각이 안 나고(웃음) 나한테는 그게 되게 기분 좋은 것 같다. 우리는 늘 생각이라는 걸 하잖나. 일하면서는 물론이고, 버스를 타고 가면서도, 뉴스를 보면서도... 근데 달리기를 하면 아무 생각이 안 난다. 그냥 숨만 헉헉 쉬고. 그게 참 좋다. 그냥 숨만 헉헉 쉬는게. 


어째 좀... 변태같기도 하고(웃음)

- 거친숨을 내뱉는? (웃음)


달리기 말고, 요즘 근황은 어떤가.

- 살이 쪘다.(웃음) 너무 모순되는 이야긴데, 달리기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도 살이 찐다. 아, 왜 진짜! (웃음)


회사생활은 좀 어떤가.

- 바쁘다. 바쁘고, 또 바쁘다. 야망 따위도 없는데 중요한 일을 맡아서는... 그래도, 사람들이 좋으니까. (아직까지) 재미도 있고.


피아노도 배우고 있다고 들었다.

- 배우고 있다. 실력은 안 늘고. 난 진짜 악기고자, 예능고자다. 기타도, 우쿨렐레도, 드럼도, 피아노도... 배우기만 하고 실력이 전혀 늘지 않는다.


그래도 잘 하는게 있다면?

- 아, 이 질문! 

사실 요즘 진짜 많이 생각했다. 어떤 영화를 봤는데 거기서 여자주인공이 남자주인공한테 그러더라. "너는 뭘 잘하니?" 그 대사를 듣고 진짜 나도 진지하게 생각을 해봤다. "나는 뭘 잘하지?" 남자주인공은 이상한 초능력이 있어서 되게 쓸데없는 걸 잘했는데, 멋있고 좋은거여서가 아니라 그냥 잘하는 게 분명하다는게 재미있더라. 멋있고. 그래서 생각해봤다. 쓸데없어도 좋으니까, 내가 잘하는 게 뭘까?

운전도 못하고, 악기연주도 못하고, 살림도 못하고, 어 근데 나는... 웃는 걸 잘하더라.  (웃음) 근데, 욕 같은걸 잘 했으면 좋겠다. 찰지게. (웃음)


내일도 뛸 예정인가?

- 물론이다. 석촌호수로 가야지. 달리기도 하고, 러버덕도 만나고.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