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되고 싶다, 어떤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전에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가, 나는 무엇을 가장 잘하는가, 내가 평생 성공하지 않고 남들에게 존경받지 않고 크게 부유하지 않아도 후회하지 않으면서 살 수 있는 일,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이것부터 먼저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 표창원
소장입니다.
요즘 다큐멘터리 만든답시고 잠도 못자고 하루 16시간 이상씩 일하다 보니까, 회의감이 많이 듭니다. 그 좋아하던 책도 못 읽고, 영화도 못 보고, 사람도 못 만나고, 온 종일 일만 하다보니 '이게 무슨 의미일까' 하는 생각도 들고 지치다 보니 만들어가는 메시지에 대한 감동이나 성찰도 하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사실, 생각해보니 저는 막연히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싶다' 라는 소망에 이끌려 이 자리에 왔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전에 미니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시뮬레이션을 경험해보긴 했지만, 그때의 취미로 즐기던 작업과 지금의 직업으로서의 일은, 그 격차가 상상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나더군요.
몇 주 째 일에 치이고 나서야, 다시금 '나는 언제 행복한가' 를 되묻고 있는 요즘입니다. 내가 되고싶었던 모습과 내가 즐겁다고 느끼는 순간은, 일치하지 않더군요. 꿈을 찾아, 좋아하는 것을 찾아 왔지만 행복하기보다는 일에 치여 우울감이 늘어나는 제 자신을 보고 다시금 결심을 다졌습니다. 무언가가 되기 위해 애쓰지 말자고, 그러기위해서 누려왔던 행복의 순간을 희생시키지 말자고.
'평생 성공하지 않고, 남들한테 존경받지 않아도, 내가 행복한 삶' 만큼 중요한 것은 또 없습니다. 무엇을 하더라도, 무엇을 가지더라도, 결국에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되고 싶은 나 자신' 이 아니라 그 자체로 행복한 '내 자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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