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달리기만 하기에는 우리의 삶도 너무도 아름다운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인생의 숙제는 따로 있었다. 나는 비로소 그 숙제가 어떤 것인지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고, 남아 있는 내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할지를 희미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것은 어떤 공을 치고 던질 것인가와도 같은 문제였고, 어떤 야구를 할 것인가와도 같은 문제였다. 필요 이상으로 바쁘고, 필요 이상으로 일하고, 필요 이상으로 크고, 필요 이상으로 빠르고, 필요 이상으로 모으고, 필요 이상으로 몰려 있는 세계에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 박민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中
소장입니다.
김성근 야구감독님에 대한 멘탈갑 레포트를 쓰다가 생각나서 박민규의 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다시 읽었습니다. 절실함을 인생의 모토로 삼은 김성근 감독님과는 반대로 '칠 수 없는 공은 치지않는' 소설 속 주인공들의 삶이 인상깊네요.
저는 두 가지 삶 다 존중합니다. 무언가에 열중해서 그것만 추구하는것도 멋진 삶이고, 쉬엄쉬엄 놀멍쉬멍 걸어가는 인생도 나름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자기가 무엇을 선택할것인지를 알고, 그 선택을 가지고 가는것이 중요하겠지요. 어떤 삶이든 자기 이유가 분명하면 될 것 같습니다. 각자의 선택에는 장, 단점이 있으니까요.
다만 억지로 무언가를 하는건 어떤 삶이든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내키지 않는다면, 그건 그 삶이 잘 못 가고 있다는 방증일테니까요. 문득, 저의 삶은 어디로 가고있나 돌아보게 됩니다. 생활은 느슨하게, 연구는 치열하게, 그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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