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히딩크가 이태리 전 할때요. 막판에 공격수 5명을 집어넣었잖아요. 그런데 제가 그 장면을 보자마자 어떤 생각을 했냐면, 지면 어떡할까. 아, 우리는 이만큼인가 보다.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지더라도 실망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열심히 지는 걸 준비했어요. 마음속으로. 그런데 히딩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냐면, 어떻게 하면 이기지, 이게 아니었을까. 전 그게 차이인 것 같아요. 그 사람은 끝까지 어떻게 하면 이기지, 그 생각만 한 거죠. 오로지 어떻게 하면 이기지만 생각하고 있으니까 포메이션도 없고 교과서에도 없는, 공격수 모조리 때려넣기를 한 거잖아요. 방법이 그거밖에 없으니까.
우리나라 축구감독과 히딩크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가 그거인 거 같은데. 후반 35분까지 지고 있으면, 내가 여기서 졌을 때 어떻게 대비해야 되나, 무슨 말로 변명해야 되나, 우린 대부분 이런 것 아닌가. 대부분 우리나라 감독들이 하는 말은, 세계의 벽은 역시 높았다거나, 우리 쪽 선수가 어떻다든가, 이런 얘기를 막 준비한단 말이죠. 이 사람은 그런 준비는 지고 나서 해도 된다 이거죠. 그래서 마지막 순간까지 어떻게 이길 것인가만 생각해서 이기게 된 건데. 그래서 제 생각에는 경기는 미리 이긴 사람만 이긴다. 머리속에 오로지. 이긴 게임만 이긴다. 이겁니다, 저는!
- 김어준
조금 딴 얘기이긴 한데, 이 말을 듣고나니 학교 다닐때가 생각났어요. 버스를 주로 타고 다녔었는데 아침에 조금 늦게 일어난 날, 두 가지 마음 사이에서 늘 갈등을 했거든요. 하나는 '어차피 늦은거 그냥 지각하자' 이고, 다른 하나는 '그래도 죽어라 한번 뛰어보자' 였죠. 그런데 신기한게 뭐냐면, 죽어라 뛰면 꼭 아슬아슬하게라도 버스를 잡아타더라고요. 그래서 지각을 하지 않았어요. 정말 신기하게도. 그래서 그게 몇번 지속되고나니까 그런 확신을 가지게 됐거든요. '무조건 뛰어. 뛰면 절대 안 놓친다.'
가끔 해보기도 전에 포기해서, 할 수도 있던 일을 이루지 못하곤 하는 것 같아요. 오늘 국어사전을 찾아보다 멈칫했는데 성공의 사전적 정의가 '목적한 바를 이룸' 이더라고요. 목적한 바, 목적이 분명하면 경기가 끝나기 전까진 포기하지 마세요. 지면 어떡하지를 고민하는 사람은 지게 되지만, 김어준의 말마따나 '어떻게 하면 이기지' 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사람은 결국 승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이긴 게임만 이길 수 있다. 3월에는 이 말을 품고 새롭게 한번 의지를 다져보는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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