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엄마의 엄마에게 한 가지 배운 것이 있는데 그건 엄마가 무엇을 하든 엄마를 믿고 지지해 주고 응원해 주었다는 거야. 그 믿음과 지지와 응원이 있었기에 엄마는 수없이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섰고 그리고 웃을 수조차 있었는지도 몰라.
너는 아직 젊고 많은 날들이 남아 있단다. 그것을 믿어라. 거기에 스며 있는 천사들의 속삭임과 세상 모든 엄마 아빠의 응원소리와 절대자의 따뜻한 시선을 잊지 말아라. 네가 달리고 있을 때에도 설사, 네가 멈추어 울고 서 있을 때에도 나는 너를 응원할 거야.
- 공지영,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中
엄마가 언제부터인가 저에게 가끔 이렇게 물어요. 행복하니? 그럴 땐 진짜 행복한 거 반, 엄마를 안심시켜야겠다는 생각 반으로 환하게 웃으면 그렇게 말하죠. 응, 행복해. 그럼 엄마가 그래요. 그래, 니가 행복하면 됐다. 그 말이 얼마나 감사하고 또 제 마음을 찡하게 하는지... 엄마로부터 그런 얘기를 들어본 사람만 알거에요, 그런 기분은.
생각해보니 저희 엄마는 저에게 한번도 '이걸 해라' 라고 한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영화감독이 되겠다고 했을때도, 학원에 안 다니겠다고 했을 때도, 기대를 저버리고 원하는 학과에 가겠다고 했을때도, 늘 '그래' 라고만 대답하셨지요. 사실, 엄마라고 왜 바라는 딸의 모습이 없으셨겠어요. 조금 더 그럴듯한 모습, 안정된 모습을 원하셨겠지요.
하지만, 엄마는 내색 없이 늘 저를 믿고 지지해 주셨어요. 무엇을 하든 목이 터져라 응원을 보내면서, 이기면 달려와 웃어주지만, 져도 웃으며 손을 내밀어주며. 지금 이 순간, 보이지 않지만 저 멀리 스탠드에 앉아 내 삶을 가장 열렬히 응원하고 있을 엄마를 떠올려봅니다. 엄마는 그 자리에 계실테지요. 늘, 그래왔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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