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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갑추구실/좋은생각 : 강연 및 인터뷰

행복한 사람은 쇼핑하지 않는다

by 김핸디 2012. 10. 15.

 

 

쇼핑 좋아하세요? 저도 쇼핑을 좋아했습니다. 과거형으로 말하는 이유는 근 2 년간 거지처럼 살다보니 쇼핑기회 자체를 박탈당했기 때문이지요. 대학 다니면서 과외할때는 상대적으로 쉽게 번 돈이다보니 쉽게 쓰곤 했었습니다. 처음 돈을 벌고는 너무 신나서 백화점에 가서 현금을 막 뿌리고 다녔지요. 쇼핑백을 양 손 가득들고 집에 돌아온적도 있었습니다. 저뿐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도의 크기만 다를 뿐 쇼핑을 좋아합니다. 왜 일까요?

 

 

 

 

 

간단하게도, 쇼핑을 하면 도파민이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쇼핑이 주는 '기분좋음' 이 일시적이라는데에 있습니다. 현대인은 삶에서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쇼핑을 통해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렇기에 유독 부정적인 느낌을 갖는 경우에 쇼핑욕구를 강하게 느낀다고 합니다. 1. 불안할 때 2. 우울할 때 3. 화가날 때.

 

 

 

 

 

먼저, 불안할 때입니다. 가끔 홈쇼핑을 봅니다. 사려고 보는게 아니라 쇼 호스트들이 어떤식으로 사람들을 유혹하는지를 보는게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홈쇼핑에는 다양한 설득수단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고전적인 것이 바로 '시간과 수량을 한정' 하는 것이지요. 홈쇼핑 화면 하단에 나오는 '제한시간' 과 '줄어드는 수량' 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듭니다. 지름신의 강림을 받게 하는 것이지요.

 

 

 

 

물론, 이러한 현상은 홈쇼핑에서만 드러나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불안마케팅이 바로 사교육이지요. 모두가 하고 있기 때문에 도저히 내 자식만 시키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이러한 쇼핑행태는 또래집단에 영향을 크게 받는 10대들에게 유독 자주 나타납니다. 최근 논란이 됐던 청소년들의 고가 노스페이스 패딩 구매는 '남들은 다 있는데' 라는 불안감에서 나온 현상인 것이지요. 사실 멀리갈것도 없습니다. 제가 2G폰으로 뚝심있게 버티다가 결국 스마트폰을 구입하게 된 이유도, 사실 친구들의 카톡대화에서 '나만 소외되고 있다' 라는 불안감 에서였음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다음은 우울할 때입니다. 이것 역시 너무도 흔한 일이죠. '꿀꿀하니까 돈이나 쓰러가자' 라는 말을 흔히 들을 수 있는 요즘입니다. 사람들은 감정적 상실감을 상품을 통해서 메우려고 합니다. 한 심리실험 결과를 보시죠.

 

 

 

 

하버드대에서 한 집단에게는 평화로운 영상을, 다른 집단에게는 슬픈 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시청이 끝난 후에 플라스틱 물병을 주면서 얼마에 구매하겠느냐고 물었죠. 평화로운 영상을 본 사람들은 평균 2.5 달러를 지불하겠다고 했지만, 슬픈 영상을 본 사람들은 4배나 많은 평균 10달러를 지불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들이 느끼는 슬픔이 상품을 더 간절하게 원하도록 한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화가 날 때입니다. 이것도 실험결과를 한 번 보겠습니다. 대학생들에게 5분동안 토론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다음번에 누구와 토론을 하고싶은지 이름을 적어내라고 했지요. 잠시 후 실험팀은 결과와는 상관없이 한 사람씩 불러 '누구도 당신과 토론을 하고싶어하지 않는다' 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동전을 그려보라고 했더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타난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사회적으로 거절당한 사람은 그것을 보완하고 싶은 욕구를 크게 느끼고, 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나 이런 사람이야' 를 드러내고 싶은 욕망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즉, 물질에 대한 요구, 쇼핑에 대한 욕구가 커진 것이지요.

 

그렇다면 마케팅의 홍수속에서 자유로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바로 자존감이 해답입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남들의 선택을 따라야 한다는 불안을 느끼지 않습니다. 사회적으로 배척을 당했을 때도 쇼핑을 통해 자신을 꾸미려고 하지 않지요. 남들의 평가와는 상관없이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변함없이 느끼기 때문입니다.

 

 

 

 

 

노벨상을 수상한 폴 새뮤얼슨은 욕망을 분모로 하고, 소비를 분자로 하는 행복의 지수를 제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아무리 소비를 많이한다고 해도 욕망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습니다.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은 욕망을 채우기위해 소비를 끊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욕망이 적어 소비를 열망하지 않는 사람인것이지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쇼핑, 좋아하시나요?

 

 *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2편을 보고 정리한 내용임을 밝혀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