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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실

나의 소장님은 그렇지 않아!

by 김핸디 2011. 12. 27.



소장입니다.

코끼리처럼 분노를 분사하고 나서 이제는 흐믓한 기분으로 앉아있습니다.

달리 AB형 다혈질이 아니네요.


인터넷에서 '나의 XXX은 그렇지 않아!' 라는 댓글을 보았습니다. 아마 유행어 비슷한 것 같더군요. 그렇지만 저는 그 댓글이 굉장히 사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나의 XXX은 그렇지 않아!' 라는 말에는 무한 신뢰가 내포되어 있는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그 댓글을 보며 괜히 흐믓해졌습니다. 누가 나에게도 이런 신뢰를 보여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소설 <골든 슬럼버>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총리 살해범으로 지명되어 온 국민의 눈총을 받는 아오야기 마사하루. 매스컴 역시 그의 집에 찾아가서 연실 인터뷰 요청을 하며 그의 부모님을 괴롭힙니다. 그러나, 그런 매스컴에게 아오야기의 아버지는 오히려 따끔하게 혼을 내며 말합니다.

난 그 녀석이 벌거벗고 태어났을 때부터 알고 있어. 마누라는 나보다 훨씬 잘 알지.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알았으니까. 걸음마를 시작했을 때도, 옹알대며 말을 하기 시작했을 때도, 난 다 봐웠어. 길다고. 우리 역사는. 그런데 하루 이틀 마사하루에 대해 조사한 네가 뭐 안다고 단정하는 거야. 믿고 싶은 마음은 알겠다고? 네가 알아? 잘 들어. 나는 믿고 싶은 게 아니야. 아는 거야. 난 알아. 녀석은 범인이 아니야. 

녀석은 범인이 아니야. 아버지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아들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있기 때문이죠.


문득, 저는 주위사람들에게 얼마나 신뢰를 받고 있을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세상사람들이 모두 저를 손가락질하며 비난한다고 해도, 여러분은 저를 감싸며 "우리 소장님은 그렇지않아!" 라고 얘기해 주시려나요? 흐흣. 그래주시리라 믿습니다. 에이~ 설사 그러지 않는다 하더래도, 저는 여러분의 마지막 믿음이 될것을 약속드립니다. ^^ 누군가 여러분을 비방하면 이 소장, 궐기하여 단호히 이렇게 외치겠습니다.

"우리 연구원이 개념없는 짓을 했다고? 우리 멘탈갑 연구원은 그렇지 않아!"




 
- 소장 백 -